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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미 FTA 표류중에 다가온 미일등 10개국 FTA

[사설]한미 FTA 표류중에 다가온 미일등 10개국 FTA

Posted November. 14, 201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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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 등 10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내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내년까지 협정문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자()협상이어서 난관이 적지 않겠지만 내년 안에 타결되면 유럽연합(EU)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권이 출현하게 된다.

TPP는 싱가포르 칠레 뉴질랜드 브루나이 등 4개국이 2006년 발효시킨 높은 수준의 FTA다. 여기에 미국에 이어 호주 말레이시아 페루 베트남까지 가세해 환태평양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지역무역협정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일본은 11일 전격적으로 TPP 참가를 선언했다. 일본 정부는 야당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 일각에서 TPP 망국론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통한 경제회복을 꾀하고 제조업체의 해외 이전을 막자면 TPP 참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유럽연합(EU) 미국 등과 잇따라 FTA를 체결하는 과정을 부럽게 지켜보던 일본이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

일본은 TPP를 통해 경제 및 역내 주도권 다툼에서 한국과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과의 경제동맹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TPP에 적극적인 미국의 처지를 십분 활용하는 전략이다. 중국은 우리는 TPP에 초대받지 못했고 일본의 TPP 참가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역내 경제통상 주도권 경쟁에서 밀릴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처럼 급변하는데도 우리는 한가롭기만 하다. 국회는 한미 FTA를 조기에 발효해 FTA 혜택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여야 정치싸움으로 날려 보낸다면 한심한 일이다. 통상교섭본부 간부들은 TPP에 대해 우리가 참가해 추가로 얻을 관세폐지의 혜택이 크지 않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한-EU 및 한미 FTA로 할 만큼 했다며 여유를 부리는 것이라면 잘못이다. 우리가 한미 FTA로 교역 및 투자확대와 경제체질 개선은 물론이고 한미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고 기대하듯이 TPP도 경제는 물론이고 경제이외의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통상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TPP 협상이 곧 시작되는데 정부가 지켜보겠다며 물러나 있는 것은 안이하다. TPP는 우리가 맺은 여러 FTA보다 개방의 폭이 크다. 우리가 장차 TPP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면 TPP의 큰 틀을 짜는 초기부터 우리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FTA 선도국 운운하며 여유 부릴 때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