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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세계 동시 출간

Posted October. 25, 2011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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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동시 시대다. 영화에서 전세계 동시 개봉이 일반화된 가운데 출판에서도 전세계 동시 출간이 늘고 있다. 어제 스티븐 잡스의 전기 스티브 잡스가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동시에 출간됐다.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 서유럽권 언어은 물론 한국어 일어 중국어 카탈루냐어로도 번역됐다. 외국에서 막 나온 책을 번역서로 시차 없이 읽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다.

조안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는 6권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과 7권(최종권) 죽음의 성물이 영어권 국가(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외에 영어 사용 가능 국가에서 동시 출간됐지만 한국의 경우 이를 번역한 책은 몇 개월 간격을 두고 나왔다. 이번 스티브 잡스의 동시 번역 출간은 미국 현지 출판사가 전세계 동시 출간 기준을 계약 전부터 제시하고 마무리되는 원고부터 미리미리 각국 출판사에 넘겨 번역할 시간을 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내년 4월에는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시장과 정의(가제)가 미국과 한국에서 원서와 번역서로 동시 출간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지하 갱도에 갇혔다가 69일만에 구조된 칠레 광부 33인의 얘기를 담은 책 The 33은 올 2월 한국을 비롯한 4개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를 담은 책 위키리크스도 올 초 11개국에서 일제히 선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처럼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은 책이 출간과 동시에 번역돼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전세계 동시 시대를 처음 연 것은 영화다. 영화 제작의 디지털화로 전세계 동시 개봉이 가능해졌다.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스타워즈 에피소드 3-시스의 복수 임파서블 3 등이 전세계 동시 개봉으로 주목을 받았던 영화다. 디지털로 만들어진 최초의 메이저 영화는 199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였지만 최초의 국제 동시 개봉 영화는 2000년 2월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에서 개봉된 토이 스토리 2였다. 토이 스토리를 만든 사람이 잡스였다. 내년에 나올 아이패드 3는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출시될 것이라고 한다. 잡스에게 디지털은 동시성의 다른 말이다.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