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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 바람신 태양신의 축복 7시간 32km 날았다

산신 바람신 태양신의 축복 7시간 32km 날았다

Posted August. 24, 201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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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들이 날아올랐다.

22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북부에 위치한 해발 3840m의 자니패스 정상에서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비행에 나선 대원들이 첫 비행을 했다. 예정보다 사흘 앞당긴 시작이다. 그만큼 날씨가 좋았다.

박정헌 대장(40)과 함영민(41) 홍필표 대원(44)이 동시에 자니패스 상공으로 솟아올랐다. 3명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비행을 하며 장거리 비행을 하기 위한 기류를 찾아나섰다. 박 대장과 홍 대원은 적당한 기류를 만나지 못했다. 목표 지점과는 다른 곳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있어 불시착했다. 그러나 함 대원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기류를 찾았다. 오전 9시 반에 비행을 시작한 함 대원은 오후 4시 반까지 약 32km를 날았다. 총 6000km로 예상되는 비행의 시작이었다. 함 대원은 거대한 산봉우리와 줄기를 넘어가면서 중간중간 기슭에 내렸다가 다시 날아오르기를 반복했다. 현재 위치는 자니패스 북쪽 마스티지. 대원들은 곧 산드루패스로 이동해 다음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을 떠나올 때만 해도 긴장과 초조함의 연속이었다. 13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묵은 호텔에서는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미국인 한 명이 납치됐다는 CNN뉴스가 흘러나왔다. 파키스탄 북부의 국경지대에서 자주 총성이 울린다는 점도 걱정이었다. 그러나 하룻밤이 지나니 모든 것은 축제처럼 변했다. 14일은 파키스탄의 독립기념일이었다. 거리에서는 가족을 가득 태운 차량들이 경적을 울려댔다.

비행기로 다시 자니패스가 있는 치트랄 지역으로 이동했다. 벌거벗은 험준한 산악 중간중간에 농지를 만들고 집들이 주변에 성냥갑처럼 붙어 있었다. 말 그대로 하늘 아래 첫 동네였다.

공항에 내리자 직원들과 군인들이 늘어서 있었다.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지대라는 점이 다시 떠올랐다. 경찰들은 얼마 전 부족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고 아프가니스탄 무장 반군단체인 탈레반과 내통하는 사람도 많아 위험하다며 절대로 야영은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17일 밤 자니패스에 있는 오툴 마을에 도착하자 마을사람들이 모두 손전등을 들고 나와 웃으며 맞아주었다. 다음 날 아침 장비가 풀어져 있어 깜짝 놀랐다. 과자가 든 상자와 중요 장비가 없어졌다.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돈을 나눠 주며 달랜 끝에 겨우 물건을 되찾았다.

21일. 날씨가 유독 좋았다. 산신 바람신 태양신에게 산신제를 올렸다. 마을에서 100달러(약 10만 원)를 주고 산양을 한 마리 잡고 한국서 가져온 북어와 미역 대추 소주를 올렸다. 산신 바람신 태양신이여 우리 조인들을 보호해 주소서.

산신제가 끝나자 박 대장이 곧바로 연습비행을 하자고 서둘렀다. 날씨가 너무 좋아 22일 첫 비행에 나섰다. 신의 축복처럼 느껴졌다.



이훈구 uf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