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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뇌관 외채 4000억달러 마지노선 근접 (일)

숨은 뇌관 외채 4000억달러 마지노선 근접 (일)

Posted August. 09, 20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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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 위기와 신용등급 강등,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과거 금융위기 때마다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외채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의 총 대외채무는 3월 말 현재 3819억 달러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0억 달러의 턱 밑까지 차올랐다. 4000억 달러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인 1조 달러의 40%에 이르는 규모다. 외환보유액(3110억 달러)보다 900억 달러가량 큰 수준으로 연 4%의 이자 부담 시 160억 달러를 내야 하는데,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거나 적자로 돌아서면 이자를 주기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정부는 31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근거로 불안감 확산을 경계하고 있지만 소규모 개방경제의 한계상 외환유동성 위기는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한국의 외환건전성 지표는 외견상 양호하다. 7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9월 말의 2397억 달러보다 700억 달러 이상 많다. 외환시장 불안의 뇌관으로 꼽히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는 3월 말 현재 총 외채의 38%인 1467억 달러 수준이다. 2008년 9월에는 단기외채가 1896억 달러로 총 외채(3651억 달러)의 52%였다.

외환건전성 지표는 크게 개선됐지만 시장은 지금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융시장이 완전 개방된 데다 수출입 비중이 GDP의 80%에 이르는 한국경제의 구조상 조그만 충격에도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환 변동에 대한 시장 불안 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릴 경우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이를 버텨낼 맷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이탈하면서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외채상환 부담이 커지고 외화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져 일시적으로 외환 수급 불균형(미스매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8년의 9월 위기설처럼 한국경제에 주기적으로 위기설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정부도 현 외채상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진작부터 표명해 왔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이런 속도로 외채가 증가하면 40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 외채가 느는 건 자연스럽지만 4000억 달러를 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이달 외환건전성부담금(은행세)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모아 시중은행들이 단기외채를 많이 차입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한국경제를 괴롭혀 온 외채를 정부가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이번에도 위기 돌파의 관건인 셈이다.



배극인 이상훈 bae2150@donga.com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