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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개발 민간항공기 날았다 (일)

Posted July. 21, 201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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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 소리와 함께 프로펠러가 돌았다. 20일 낮 12시 12분 경남 사천시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 길이 6m, 폭 7m의 작은 항공기가 활주로를 힘차게 달렸다. 비행기는 이륙 후 수평 상태에서 원을 그리며 비행하는 횡전기동()으로 성능을 뽐냈다. 비행기가 20분 후 착륙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국내 최초 소형항공기 나라온

국토해양부는 이날 국내 최초로 개발된 4인승 소형항공기 나라온(KC-100)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며 한국이 세계 28번째 민항기 개발국이 됐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나라온은 날아를 소리 나는 대로 읽은 나라와 100이란 뜻의 순우리말 온을 합성한 것으로 100% 완벽하게 날아오른다는 의미다. 774억 원의 개발비용을 들여 기체 90%를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했다. 2008년부터 국토해양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 항공우주연구원, 데크항공, 아스트 등 산학연 협력으로 제작됐다. 첫 민간항공기 생산국은 미국이며 북한은 아직 민간항공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나라온은 고도 7만6000m 내에서 최대 시속 389km로 날 수 있다. 최대 비행거리가 1850km나 돼 연료를 가득 채운 후 이륙하면 서울에서 일본 전 지역과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 기체가 탄소복합 신소재로 제작돼 가볍고, 최첨단 엔진 출력 조절장치로 연료소비효율이 10%가량 절감된다. 국토부 항공산업과 민풍식 사무관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13년부터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며 대당 6억 원가량의 가격에 자가용, 항공운송용, 순찰용 등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항공기 산업 활성화되나

한국은 항공 여객수송량 세계 15위, 화물수송량 세계 3위, 국가 항공안전등급 세계 1위(2010년 기준)의 항공 선진국이다. 또 군용기도 개발해 수출해 왔다. 하지만 민항기 제작은 활성화되지 않아 레저용 경비행기부터 대형 항공기까지 모두 수입했다. 까다로운 국제민항기 안전기준에 맞춰 개발하려다 보면 비용 부담이 커 민간업체들이 제작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정부가 나서 2008년부터 민간항공기 연구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국토부 측은 2013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연방항공청(FAA)과의 항공안전협정까지 마무리되면 한국은 민간 항공기 생산국으로서의 지위를 갖게 되고 2년 뒤부터는 수출도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정부는 점차 커지고 있는 국제 민간 항공기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군사 안보를 이유로 민간경비행기의 비행을 규제해왔지만 지난해부터 4000m 이하 저고도 상공에 민간 경비행기 비행을 허용했다. 이후 자가용 비행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적인 경비행기 업체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 해 3000대의 자가용 비행기가 팔린다.

민간항공기 제작은 노다지 시장이지만 미국, 유럽이 양강 체제를 형성한 가운데 브라질 캐나다 러시아 중국 일본 등 7개국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국토부 항공산업과 이상일 과장은 나라온을 해외 시장에 연간 100대 이상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