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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통성 기도

Posted March. 05, 201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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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의 통성기도는 외국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Korean Pray(한국 기도)라고 부를 정도로 한국 교회의 독특한 기도형식이다. 한국의 통성기도는 1907년 길선주 목사의 평양 대부흥운동 때 시작됐다. 통성기도는 묵상기도와 달리 소리를 내서 한다. 소리를 내더라도 함께 기도문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달리 기도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통성기도에는 울며 부르짖는다는 느낌이 있다. 당시 교회사를 보면 통성기도 소리가 마치 상가의 곡성() 같았다는 표현도 남아있다.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그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 꿇고 통성기도를 했다. 통성기도라도 꼭 무릎 꿇고 할 이유는 없다. 좌식() 생활이 일반화된 오늘날 통성 기도도 보통 앉아서 한다. 통성기도를 공식 예배에서 배척하는 교회도 많다. 국가조찬기도회를 인도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길자연 대표회장 목사는 예정에 없이 무릎을 꿇는 통성기도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아 무릎에 얹고 기도를 시작했다. 김윤옥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두 손으로 바닥을 짚은 자세를 취했다. 이 대통령의 기도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자 불교단체들이 격앙된 성명을 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개신교가 주도하는 행사지만 공식성이 강하다. 1968년 첫 모임이래 박정희 등 역대 대통령이 모두 거의 빠짐없이 매년 참석했다. 그러나 무릎 꿇고 기도한 것은 이대통령이 처음이다. 국가조찬기도회는 본래 기독교 국가인 미국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기도 자리로 만든 의식이다. 개신교 국가의 전통이 강한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 꿇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한국의 초창기 국가조찬기도회에는 천주교 인사도 참여했지만 지금은 개신교 일색이다.

기독교 신자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가족과 함께 예배를 할 수도 있고 일요일에는 대통령이 되기 전 다니던 교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공개적인 장소에서 무릎을 꿇은 통성기도는 좀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이 정부 들어 불교계에서 종교 편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최근에는 이슬림채권법(수쿠크법)으로 개신교계 일각에서 반발이 일었다. 다()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나라의 전통을 살려가기 위해 모든 종교인들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