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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마이클 마자의 북한론

Posted January. 28, 2011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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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990년 소련을 붕괴시킴으로써 거의 반세기만에 냉전을 종식시켰다. 냉전기인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소련을 이기기 위해 세계를 무대로 한 다양한 군사 외교 전략을 구사했다. 그가 현역에서 은퇴한 후 70세 무렵 출간한 거대한 체스판은 자신의 경험을 젊은 세대에 전하기 위해 쓴 세계 전략 입문서다. 그는 서문에서 이 책을 미래의 세계를 만들어 갈 학생들에게 바친다라고 썼다.

어제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2011년 한반도 안보상황과 대책 세미나에서 특강을 한 미국기업연구소의 마이클 마자 연구원(28)이 바로 브레진스키로부터 세계 전략을 교육받은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코넬대에서 학사, 존스홉킨스대에서 석사학위를 딴 이 젊은이는 주로 부모 세대인 청중에게 단기적으로는 강압적인 군사전략을 구사해 북한의 핵개발과 무력 도발을 종식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내부분열을 유도해 한반도를 통일하는 전략을 구사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한국인은 통일 한국이 중국 경제에 큰 이익이라는 것을 중국에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세계에서 전쟁을 가장 많이 한 나라다. 미국의 패권은 여기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자는 이를 알기에 한국이 통일을 이루고자 한다면 한반도의 패권을 잡아야 하고, 이를 위해 군사력 사용을 주저하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 북한이 도발을 하면 중국 눈치를 보지 말고 과감히 응징하라는 얘기다. 브레진스키가 가르친 대로 미국 행정부에 들어가 거대한 체스를 두는 것이 꿈이라는 그답다.

북한은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조선반도의 긴장 해소를 할 데 대한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의했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핵개발이다. 통일부가 북핵 문제를 논의할 별도 회담을 제의하자 북한은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말라며 거부했다. 우리 측이 수정제의한 예비회담은 모르지만 본회담까지 갈지는 의문이다. 새로운 충돌국면으로 들어가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북핵과 통일 문제를 놓고 브레진스키와 같이 거대한 체스판을 둬보겠다는 젊은이들이 쏟아져 나왔으면 좋겠다.

이정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