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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꽃제비 다시 늘었다 (일)

Posted December. 31, 2010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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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에 강추위가 겹치면서 연말을 맞은 북한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토끼풀을 먹는다는 증언으로 충격을 줬던 20대 꽃제비(노숙자) 여성이 최근 굶어죽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거리를 방황하는 꽃제비들이 늘고 있지만 북한 상류층들은 식량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인권단체 좋은벗들은 30일 북한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해 무작정 도시로 몰려드는 꽃제비들이 늘어나자 북한 당국이 단속에 나섰다며 시, 군 인민위원회(시청과 군청)들이 꽃제비 단속 상무조를 다시 조직해 단속에 나섰고 붙잡힌 꽃제비들은 보호자가 있으면 해당 보안서(경찰서)에 이관해주고 없으면 구제소에 보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농촌 지역의) 농장에 있으면 식량을 배분받지 못하고 장사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하루벌이를 하더라도 먹고 살아야겠다며 주민들이 무작정 (도시로) 떠나고 있다며 특히 수해를 입은 지역에서 이혼 사례가 늘고, 꽃제비가 돼 방황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영화에서나 봤던 추위와 굶주림을 당하고 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지방은 물론이고 수도 평양에서조차 식량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평양 주변에서도 얼어 죽거나 굶어죽는 사람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북한의 식량난은 만성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올해는 수해와 냉해 등으로 식량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지난해 화폐개혁 실패 이후 식량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주민들이 먹을거리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데다 강추위까지 찾아와 3각 파도가 겹친 것이다.

올해 북한의 곡물생산량은 390만400만 t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북한에서 연간 필요한 곡식소비량이 530만 t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30만140만 t이나 모자라는 양이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쌀 지원 감소와 봄철 이상 저온, 수해, 일조량 부족 등을 주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측은 올해 남한에 50만 t의 식량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바 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일 단행된 화폐개혁의 실패 여파로 시장 물가가 폭등하면서 지난해 말 1kg에 20원이던 쌀값이 12001300원 선으로 치솟아 주민들이 시장에서 쌀을 사 먹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주로 평양에 사는 북한의 노동당 간부들이나 부유층은 쌀값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끊기면 식량 사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에 식량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가 이날 전했다.

북한 당국은 비료를 늘려 곡식을 증산하겠다는 목적으로 인분() 모으기까지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국가정보원 유관 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내년 북한 정세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북한의 식량생산을 380만390만 t으로 추정하면서 식량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택동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