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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처드슨의 입 앞세워 미와 직거래? (일)

북리처드슨의 입 앞세워 미와 직거래? (일)

Posted December. 22, 2010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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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2차, 3차 보복 타격을 위협했던 북한이 사실상 즉각 대응을 포기함에 따라 앞으로 북한의 행보는 협상 분위기 조성 쪽으로 옮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발과 협상을 오가는 북한식 투 트랙 행보는 북한 외교의 전형적인 행태다. 따라서 북한은 평양으로 불러들였던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와의 합의를 내세워 대대적인 협상 공세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의 외교적 공세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이 핵문제에 양보를 했으니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도 태도를 바꿔 6자회담에 나오라는 공세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 채널을 구축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리처드슨 주지사 방북 과정에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 얘기를 꺼낸 것도 북-미 대화 채널을 복원하겠다는 노림수가 깔려 있다. 북한은 1993년 시작된 1차 핵 위기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1994년 6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해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만든 바 있다.

한미 양국은 이런 북한의 태도에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핵실험을 두 차례 진행한 북한과 핵협상을 하려면 북한의 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북한이 리처드슨 주지사를 통해 공개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수용 및 핵 연료봉 판매 제안은 핵개발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면서 대화를 하고 싶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보이기 위한 의도라고 평가절하했다. 다른 고위 당국자도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 의도가 드러났지만 이젠 한국을 따돌리고 미국과 거래하는 과거의 통미봉남() 기류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를 마냥 거부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내년 초에는 대화 기류가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해 1월 중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이 그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영식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