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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광풍 시작된건가 재계 SK발 충격파

Posted November. 19, 201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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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SK텔레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에는 드디어 기업 사정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세청과 SK그룹 측은 예정된 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정기 세무조사라고 밝혔지만 특정 기업에 대한 단순 세무조사로 볼 분위기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사 시기, 대상, 내용의 3박자가 심상치 않아 대기업 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사정 신호탄인가

SK텔레콤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첫 번째 이유는 타이밍. 올해 하반기 들어 계속 대기업 사정과 관련한 각종 설()이 흘러나왔지만 검찰은 태광, C&그룹 등 중견기업 수사에 집중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신설된 비즈니스 서밋 때문에 대기업 수사를 잠시 미뤄두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런 이야기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G20 회의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되면서 드디어 시작이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조사 대상이 SK라는 점에도 재계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SK는 G20 이전에 시중에 떠돌던 수사 대상 기업 리스트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 리스트에 있던 다른 대기업의 계열사가 최근 세무조사를 받았다. 역시 이 리스트에 있던 다른 대기업 계열사에 대해서는 검찰이 과거 수사 기록을 들춰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리스트가 신빙성을 얻어가는 형국이다.

SK텔레콤에 대한 세무조사 내용도 간단치 않다는 것이 재계의 시선. 공식적으로는 SK텔레콤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인데 SK그룹 내 통신장비업체인 SK텔레시스 협력업체까지 조사하고, 더 나아가 국세청의 중수부라고 불리는 조사4국이 SK의 관련 사업부까지 조사한 것은 이미 뭔가를 포착하고 진행하는 기획 조사가 아니겠냐는 추측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SK텔레콤에 대한 세무조사가 그룹 차원의 특별 조사로 번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이 관행적으로 퇴직 임원에게 맡겼던 협력업체를 위장 계열사라는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대기업들에 앞으로 한층 강화된 공정 사정 기준을 적용하는 것 아니냐며 긴장하고 있다.

긴장감 도는 재계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 일부 기업은 우리 기업은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 수사 대상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한 대기업 임원은 지난해부터 검찰이 기업 자료를 내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별다른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최근에 소문으로 떠도는 사정 대상 기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SK가 조사를 받는 것을 보니 앞으로 파장이 클 것 같다면서 기업들 사이에서는 일련의 조사가 너무 무차별적으로 이뤄진다는 불만도 있다고 전했다.

중견 기업에는 검찰 수사가 집중된 반면에 최근 대기업에는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줄줄이 이어지는 것을 둘러싸고도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 삼성에버랜드, LG유플러스, GS리테일 등이 줄줄이 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내년에 선거도 없고 이번 정권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보니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국세청이 조사를 하는 것 같다. 검찰에 이어 국세청까지 움직이는 걸 보니 기업에 엄포를 놓는 의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업들에 요구한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 실적에 대해 청와대가 불만족스러워해서 기업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거세질 것이라고 말하는 기업인들도 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8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12명의 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 회장단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최근 기업을 향한 사정 분위기가 논의될지 주목됐으나 관련 이야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이준용 대림산업, 박용현 두산, 박영주 이건산업, 현재현 동양, 허창수 GS, 강덕수 STX, 정준양 포스코, 최용권 삼환기업, 이웅열 코오롱, 류진 풍산 회장 등이다.



김희균 강혜승 foryou@donga.com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