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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합참의장 영내서 쉬는 것도 이탈이냐 (일)

이상의 합참의장 영내서 쉬는 것도 이탈이냐 (일)

Posted June. 15, 20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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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합참의장이 14일 감사원의 천안함 침몰사건 직무감사 결과에 반발하며 김황식 감사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감사 담당자와의 토론을 제안했다. 이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신에 관한 감사원의 지적사항에 일일이 반론을 제기했다.

이 의장은 우선 지휘통제실(지통실)을 이탈해 집무실에서 휴식을 취했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 영내를 벗어나는 것이 이탈이 아니냐. 지통실에서 화장실이나 식당에 가는 것도 이탈이냐고 반박했다. 그는 지휘관은 교대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전시에도 (잠을) 자가면서 (지휘)한다며 내 집무실에는 지통실보다 훨씬 더 많은 통신장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의장은 건물 7층 집무실에서 쉬었는데 지통실에도 4평 남짓한 공간에 소파와 책상 등을 갖춘 의장실이 따로 있다며 쉬려면 여기서 쉬었어야 하지 않느냐. 편하게 쉬려고 올라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문서조작 논란에 대해 하루아침에 비인간적인 사람이 되고 명예도 잃었다며 이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 끝까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날 오전 명예훼손 혐의로 동아일보 기자를 고소했다. 동아일보는 11일 천안함 사건 당시 이 의장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지통실을 비웠고 뒤늦게 복귀해 제대로 상황을 지휘한 것처럼 문서를 꾸민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통실을 이탈해 문서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감사결과에 담겼느냐는 질문에 발표 내용에는 없었는데 (나중에 국방부에) 통보된 내용에는 그런 내용이 있었다. 이런 식이라면 감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장은 기자들에게 대변인실로 와라. 의문이 풀릴 때까지 설명하겠다며 대변인실에서 단편명령 2건을 공개했다. 하나는 이 의장이 지통실을 비웠을 때 합참 합동작전본부장이 전결 처리한 문건, 다른 하나는 이 의장이 지통실로 복귀해 직접 서명한 문건으로 문서번호는 모두 단편명령 제10-37호로 돼 있다. 단편명령은 2급 군사기밀에 해당한다.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의장은 3월 27일 오전 1시 40분쯤 지통실을 떠나기 전 구두로 군사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고 한다. 합참 간부들은 이 의장이 지통실을 비운 동안 이를 토대로 단편명령 제10-37호 문서를 만들어 전군에 팩스로 지시했다. 이때가 오전 3시 30분이었다. 합동작전본부장은 이 문서의 자기 서명 위에 연필로 전결이라고 썼다.

이 의장은 같은 날 오전 5시쯤 지통실로 내려왔고 군사보안 유지(장병 정신교육 강화) 골프 및 회식 금지 등 2가지 내용을 문건에 삽입했다. 이 문건은 오전 6시 반쯤 다시 팩스로 전군에 전파됐다. 이 문건에는 이전 문건에서 공란이었던 이 의장 서명란에 이 의장 서명이 있고 본부장이 연필로 써놓은 전결은 지워졌다. 두 번째 문건의 표지에는 본 문건 접수와 동시에 먼저 접수된 동명의 명령을 대체 파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김황식 감사원장은 11일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특위에서 이 의장이 문서를 조작한 게 사실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군비태세 강화는 부하 장군이 전결로 발령했다. 의장은 오전 6시경 자기가 발령한 취지로 가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군 당국은 처음 생성된 문서를 수정한 것으로 조작이 아니며 관례라고 주장하지만, 정식으로 처리하려면 새 문서에 -1처럼 가지번호를 매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민혁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