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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속 8.3m 강풍 2.5m 파도1초 급한데 발동동 (일)

짙은 안개속 8.3m 강풍 2.5m 파도1초 급한데 발동동 (일)

Posted April. 01, 2010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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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생존자 구조작업을 위해서는 한시가 급했지만 31일 백령도의 하늘과 바다는 무심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이날 백령도 일대에는 새벽부터 부슬비가 내렸다. 용기포항에는 출항을 못한 어선 20여 척이 그대로 머물렀다. 장촌 포구 어선들도 발이 꽁꽁 묶였다. 해군 지원 함정이 정박하는 용기포항에 있던 취재진도 발길을 돌렸다. 1분 1초가 아까운 구조대는 금쪽같은 시간을 흘려보내며 발만 동동 굴렀다.

이날 백령도 앞바다에는 초속 8.3m의 강풍이 불었다. 오전에 내리던 비는 오후에 그쳤지만 우중충한 날씨가 종일 이어졌다. 파도 역시 22.5m로 높았다. 맑은 날이면 12km에 달하던 가시거리도 안개 탓에 120m까지 떨어졌다. 손에 잡힐 듯했던 북한 땅도 이날만큼은 보이지 않았다. 장촌 해안에서 현장을 통솔하던 군 관계자는 수색 작업을 하기에는 최악의 날씨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해병대 장병들이 늘 바삐 움직이며 지원 작업에 나섰던 장촌 해안도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장병들은 상부 지시가 떨어질 때까지 하루 종일 대기하며 바닷가만 바라봤다. 멀리 보이던 군경 함정도 안개에 파묻혀 사라졌다. 수색작업을 방해하던 조류 역시 34노트로 여전히 빨랐다. 군 관계자는 조류 흐름이 가장 빠른 사리가 앞으로 2, 3일 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뜩이나 조류 속도가 잦아드는 정조시간에만 작업을 했는데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아 큰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결국 군은 이날 오전 천안함 실종자 탐색 구조작업 계획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오전 8시 반, 오후 3시로 예정됐던 수색 작업을 기상상황이 안 좋아 진행하지 못했다며 군경 함정은 바다에 남아 있지만 고무보트가 뒤집힐 정도로 파도가 거세고, 안개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날씨가 좋아지는 대로 구조 작업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앞으로도 백령도 일대의 기상과 조류 조건은 점점 더 나빠질 전망이라 수색작업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시작된 비가 그치는 1일 오후부터 찬바람이 점차 강하게 불면서 파도가 24m로 높아질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상했다. 2일에도 날씨는 맑지만 바람이 초속 1014m로 강하게 불고 파도도 23m로 높다가 오후에야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3일까지는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는 사리 현상도 계속된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이 기간에 달과 태양의 인력()으로 만조 시 바닷물의 수위가 3.33.1m로 평소보다 1m가량 높아진다. 수위가 높은 만큼 사고 해역의 수심이 깊어지고, 조류의 속도도 빨라지게 된다. 잠수에 나설 구조원들을 괴롭히는 함미 발견 해역의 유속은 1일 최대 초속 2.1m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함수 발견 해역의 유속도 초속 1.3m로 예상됐다.



유성열 박승헌 ryu@donga.com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