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한-러, 동반자관계로 에너지-북핵난관 뚫어야

[사설] 한-러, 동반자관계로 에너지-북핵난관 뚫어야

Posted September. 30, 2008 08:29,   

日本語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외교차관급 전략대화 개최와 연간 750만t의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을 비롯한 구체적 성과물도 내놓았다. 오늘로 수교 18주년을 맞는 양국 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을 마지막으로 4강() 순방외교 첫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전 정부 때보다 튼튼해졌고, 중국과의 관계는 정상회담에서 탈북자 문제가 거론될 정도로 폭이 넓어졌다.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북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러 동반자 관계도 대북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어려움에 봉착한 북핵 문제 등을 염두에 둘 때 러시아와의 관계증진은 더욱 긴요하다.

그러나 한-러 관계는 정상 방문으로 모든 현안이 해결될 만큼 단순하지 않다. 한-러 관계는 2년 늦게 수교가 이뤄진 한중 관계와 비교하면 초라할 정도다. 지난해 양국 교역은 150억 달러로 한중 교역액 1천450억 달러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한국이 주변 4강 가운데 상대적으로 대()러시아 관계를 소홀히 해 외교가에서는 최근 양국 관계가 수교 이후 최악이라는 진단까지 나온다. 6월에는 러시아주재 한국 외교관 4명이 추방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정권 교체기에 보여준 우리 정부의 처신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오해를 풀고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실세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사이에서도 슬기롭게 처신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대 러시아 에너지 외교는 우리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러시아에서 북한을 경유해 우리나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배관 건설사업에 합의한 것은 북한의 협력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상당한 성과물이라고 평가받을 만하다. 양국이 합의한 극동시베리아지역 공동개발, 남-북-러 연결 철도사업 협력에 대한 기대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