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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실적은 뚝 임금은 쑥

Posted June. 21, 2008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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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인건비 인상률이 4.36%에 이르렀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2%를 크게 웃도는 수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당초 작년 말까지 서귀포미항 1단계 공사를 10% 정도 진척한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1.36%밖에 하지 못했다.

공공기관의 부실한 경영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획재정부가 20일 밝힌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경영실적 평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체사업 비중이 50% 이상인 24개 공기업의 평가점수는 73.2점으로 2006년에 비해 2.5점 떨어졌다. 자체사업 비중이 50% 미만인 77개 준정부기관의 2007년 평가점수는 직전 연도보다 1점 낮은 71.4점이었다. 이는 대학 교수와 공인회계사 등 139명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이 재정부 의뢰로 3월 20일부터 3개월에 걸쳐 공공기관을 평가한 결과다.

인건비 인상률 2% 기준 어겨

평가결과에 따르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구성된 전체 101개 공공기관 가운데 32개 기관이 인건비 인상 기준(2%)을 어겼다.

석탄공사는 2006년까지만 해도 탄광에서 일하는 현장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생산 독려비를 경비로 처리했다. 복리후생을 위한 비용을 인건비에 넣지 않아 2% 인상기준을 지킬 수 있었지만 이번 평가에선 이런 회계처리를 인정받지 못해 인상 한도를 훌쩍 넘겼다.

지난해 증권예탁결제원의 임금 인상률도 3.37%에 이르렀다. 예탁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임금 인상 내용에 넣지 않았던 호봉 승급분이 인건비로 편입되면서 전체 인상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부 공공기관은 과거 몇 년간 임금이 별로 오르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해 임금을 대폭 올리기도 했다. 현오석 경영평가단장은 노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건비를 많이 올리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고유 사업도 제대로 못해

인건비 등 회계처리는 투명하게 했지만 사업실적이 크게 부진해 낮은 점수를 받은 공공기관도 많았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2006년에 7억8000만 원의 순이익을 내다가 지난해 9억8000만 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 기업이 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은 지난해 예산이 늘었지만 정작 기금 신청건수는 2006년보다 감소했다. 예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게 평가단의 지적이다.

경영이 잘 안 되는 만큼 공기업 사장에 대한 평가결과도 나빠졌다. 한국전력공사, 대한광업진흥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14개 공기업의 사장들은 2006년에는 평균 77.5점을 받았지만 2007년에는 74.1점을 받는데 그쳤다.

재정부는 석탄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과학문화재단 독립기념관 등 평가점수가 낮은 15곳에 기관 경고를 하고 경비와 관련된 예산 1%를 삭감하는 한편 경영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홍수용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