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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위기는 큰기회 단, 아는곳에 투자하라

Posted May. 05, 200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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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내서 쏟아 붓지 말라

버핏 회장은 평생 친구인 찰스 멍거(84) 부회장과 함께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주주들과 대화 시간을 가졌다.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역시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느냐였다.

버핏 회장은 일반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투자 원칙을 묻는 질문에 과감한 투자를 조언했다.

그는 과거 재산의 75%를 한 곳에 투자하고 싶은 강한 확신을 가졌던 때가 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특별한 기회가 있으면 재산의 75%를 투자하는 게 맞다. 그러나 재산의 500%를 투자하지는 말라고 말했다. 지나치게 많은 돈을 빌려서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였다.

그는 전업 투자가가 아닌 30세의 일반인이고 100만 달러로 투자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수수료가 적게 드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멍거 부회장은 이른바 투자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떠벌이지만 수수료에 비해 실적은 형편없을 때가 많다고 거들었다.

한국 등 해외에도 기회 많아

그는 적은 자금으로 투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미국은 물론 해외에 수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면서 한국의 예를 들었다.

버핏 회장은 몇 년 전 한국에서 믿을 수 없이 싼 가격에 주식을 사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며 그때 더 투자했어야 했는데 당시 많은 돈을 한국에 투자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했다고 공개한 한국 회사 주식은 포스코가 유일하며 지금도 포스코 전체 지분의 4%를 보유하고 있다. 버핏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20여 개의 한국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5분 내 결정못하면 5개월 뒤도 못해

버핏 회장은 지금과 같은 금융시장 혼란기에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채권시장 혼란 등의 상황은 동시에 큰 기회를 제공한다며 1998년 롱텀 캐피털 위기에서 보듯 큰 기회는 위기 때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멍거 부회장은 그러나 그런 기회는 작살로 잡을 수 있는 큰 물고기가 일주일에 한 번 시냇물에서 지나가는 것처럼 드물고 짧다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도 신속한 투자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5분 이내에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면 5개월 뒤에도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두 사람은 평소 지론인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는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자녀는 부모를 보고 자란다

이날 주총에서는 투자교육에 대한 질문들이 많이 나왔다. 초등학생들도 마이크를 잡고 버핏 회장에게 직접 궁금한 점을 물었다.

버핏 회장은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들은 공식 학교 교육을 받기 전에 부모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며 그런 점에서 나는 훌륭한 아버지를 둔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 후보의 경제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그들은 똑똑한 사람들이라면서도 선거과정의 특성상 유권자에게 영합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점은 아쉽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한편 이날 주총에 앞서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버핏 회장은 앞으로도 개인들은 모기지 부실로 고통을 받겠지만 월가에서 최악의 위기는 분명히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월가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를 JP모건 체이스가 인수하도록 지원한 것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신용경색의 방향을 돌린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공종식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