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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고 말하는 호(후진타오)

Posted December. 08, 200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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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사진) 국가주석의 집권 2기(2007년 말2012년 말)를 맞아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

하고픈 말이 있어도 맘속으로 삭이던 도광양회()의 옛 모습과는 달리 이제는 하고픈 말은 당당히 하고 필요한 조치는 취한다는 유소작위() 외교 기조가 뚜렷하게 표출되고 있다.

중국의 달라진 외교

후 주석은 6일 저녁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잘 처리하는 것이 중-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관건이라며 대만 당국이 최근 유엔 가입을 위해 추진하는 국민투표에 대해 미국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시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또 이란 핵 문제에 관한 한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며 중국이 미국과 다른 관점과 대응책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후 주석은 앞서 지난달 20일 중앙군사위원회 및 외교부 주요 간부를 소집해 미국 항공모함 키티호크의 홍콩 정박을 거부하도록 직접 지시했다. 중국은 최근 순양함 뢰벤 제임스와 기뢰제거함 가디언 등 미국 함정의 홍콩 입항도 잇달아 거부했다.

중국은 또 독일이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자 이달 초로 예정됐던 페어 슈타인브뤼크 재무장관의 방문 초청을 철회하는 등 독일과의 잇따른 회담과 일정을 대부분 취소했다.

경고, 거부, 즉각적인 보복조치 등 중국이 최근 보여 준 일련의 외교적 대응조치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중국의 외교자세 변화는 상대가 현재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과 세계 3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독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1999년 5월 유고 내전 당시 미국 공군기는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했지만 중국은 비난 성명 하나로 마무리했다.

중국 국민들은 모두 들고 일어나 미국을 규탄했지만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은 정보와 판단 실수로 일어난 오폭이라는 미국 측 해명을 수용하고 4개월 만에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했다.

항간에서는 강력히 항의한다는 말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거냐. 중국 정부의 항의란 그저 욕 한마디 지껄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난과 자조가 잇따랐지만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 시장을 놓칠 수 없었던 중국 정부로서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

국력 신장이 변화의 배경

중국의 이 같이 변화한 자세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중국의 종합 국력이 크게 신장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개혁개방을 시작한 1978년 381위안에서 지난해 1만6084위안으로 42.2배 늘었다.

전체 GDP 규모는 개혁개방 29년 사이에 무려 57.8배나 늘었다. 올해는 3조1000억 달러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올해 10월 열린 17차 당 대회에서 낭독한 정치보고를 통해 신시기의 외교정책을 발표했다.

후 주석은 현재 중국과 세계의 관계는 역사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며 평화공존의 5항 원칙에 기초하되 평화발전의 기치를 높이 들고 외교정책을 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런던 정치경제학원 아언 웨스터드 교수는 중국이 앞으로는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영향력를 더욱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종대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