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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잔상 필즈상 과학-수학 대가의 보증수표

발잔상 필즈상 과학-수학 대가의 보증수표

Posted October. 13, 200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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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 화학상 수상자가 810일 발표됐다. 노벨상은 명실 공히 과학 분야에서 최고 명성을 자랑한다. 우리는 한국 과학계에서도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배출되기를 손꼽아 기다려 왔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노벨상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상이 많이 있다. 다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노벨상의 명성에 가려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 국제 상은 한국의 젊은 과학도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일본과 중국, 국제 과학상 여러 차례 받아

이탈리아 국제발잔재단은 1961년부터 자연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을 매년 선정해 발잔상을 수여하고 있다.

1800년대 후반1900년대 초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코리에델라세라의 편집장과 경영자로 일했던 에우제니오 프란체스코 발잔은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오가며 자선활동을 펼쳤다. 국제발잔재단은 그의 딸 안젤라 리나 발잔이 아버지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56년 설립했다.

발잔상의 상금은 100만 스위스프랑(약 7억7000만 원). 2001년부터는 수상자가 상금의 절반을 젊은 후학들의 연구에 내놓도록 하고 있다.

독일의 발명가이자 외교관인 리카르도 울프 박사는 본격적인 자선활동을 펴기 위해 말년을 보내던 중 이스라엘에 1975년 울프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1978년부터 농학과 화학, 수학, 의학, 물리학 등 5개 분야 과학자에게 울프상을 수여해 왔다.

상금은 10만 달러(약 9200만 원). 지금까지 21개국에서 241명의 수상자가 배출됐다. 중국은 2004년과 1978년, 대만은 1991년, 일본은 2003년과 2001, 2000, 1995년 울프상을 받았다.

일본과학기술재단이 주관하는 일본국제상도 최근 권위가 높아지고 있다. 매년 2개 과학기술 부문에서 살아있는 과학자를 선정해 5000만 엔(약 4억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한국 10년 이내 필즈상 수상 기대

4년마다 열리는 국제수학자총회에서 수여되는 필즈상은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노벨상의 과학 분야에 수학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캐나다 출신 수학자인 존 찰스 필즈가 창시한 필즈상 수상자는 인원이 4명으로 제한돼 있는 데다 수상 당시 나이가 40세를 넘지 않아야 한다. 때문에 노벨상보다 심사가 더 까다롭다는 얘기도 있다. 상금은 1만3400달러.

필즈상 최다 배출국은 단연 미국. 15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일본도 지금까지 3명이나 받았다.

고등과학원 황준묵 교수는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브라운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에서 활약 중인 30대 여성 수학자들이 국제 학계에서 유력한 필즈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며 늦어도 10년 이내에 한국도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자국의 저명한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2002년 아벨기념기금을 설립했다. 이듬해부터 매년 뛰어난 연구업적을 낸 수학자를 선정해 아벨상을 주고 있다. 상금은 92만 달러(약 8억4000만 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현구 원장은 필즈상과 달리 아벨상은 나이 제한 없이 주로 권위자에게 수여되며 상금 규모도 커 또 다른 수학의 노벨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학회 상은 학자의 명예

지금까지 소개한 상보다는 격이 다소 떨어지지만 국제학회에서 수여하는 상은 한국에서도 종종 수상자가 배출된다.

지난해에는 서울대 남좌민 교수가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미국화학회의 빅토 라머상을 받았다. 이는 미국화학회 표면화학 분과가 박사학위를 받은 지 5년 이내인 젊은 과학자에게 주는 상. 수상자는 상금 2500달러를 받고 미국화학회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회원 수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화학회나 미국물리학회는 각각 화학과 물리학의 세부 분야별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낸 학자를 매년 선정해 상을 주고 있다. 천문우주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인 국제천문연맹(IAU)도 2000년부터 매년 1명 이상의 천문학자를 선정해 그루버 천문학상을 수여한다.

한국물리학회 김정구(서울대 교수) 회장은 국제학회에서 상을 받는 것은 상금 액수를 떠나 학자로서의 큰 명예를 얻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 soh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