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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비너스! 갈비 뜯고 노래방 갈래요

Posted October. 01, 2007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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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27미국)가 한복을 입고 청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마치 잘 짜인 각본처럼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순간은 짜릿하기까지 해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30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끝난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인 제4회 한솔코리아오픈 단식 결승.

올해 윔블던을 포함해 통산 메이저 대회 6승을 올린 세계 9위 윌리엄스는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세계 29위의 얼짱 스타 마리야 키릴렌코(20러시아)를 2시간 21분간의 풀세트 접전 끝에 2-1(6-3, 1-6, 6-4)로 눌렀다. 개인 통산 36번째 우승(상금 2만1140달러).

준결승까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세트도 잃지 않으며 한 차원 높은 경기력을 과시했던 윌리엄스는 슬라이스와 톱스핀 등 다양한 구질로 맞선 키릴렌코에게 두 번째 세트를 내주면서 힘겹게 경기를 끌고 갔다.

하지만 3세트 들어 3-3 상황에서 좌우 코너를 찌르는 스트로크의 위력이 살아나면서 키릴렌코의 서브 게임을 따낸 뒤 여세를 몰아 승부를 갈랐다.

윌리엄스는 처음 한국을 찾았던 2005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와의 시범경기에서도 2-0으로 이긴 데 이어 한국 팬들과 좋은 인연을 이어갔다.

시상식에서 선물로 받은 300만 원 상당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윌리엄스는 군청색 당의에 아얌을 썼고 키렐렌코는 원삼에 족두리를 해 경기 때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년 전 방한 때 갈비와 소주로 뒤풀이를 즐겼던 윌리엄스는 한국 팬들이 보여 준 뜨거운 성원이 인상적이었다. 오늘 밤 코리안 바비큐(갈비)를 먹고 놀이동산과 가라오케에도 가고 싶다며 웃었다.

이날 코트에는 비가 내려 경기 시작 시간이 1시간 15분가량 늦춰졌지만 6000여 명에 가까운 팬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고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방송인 손범수 진양혜 씨 가족 등 유명 인사들도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이 펼친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