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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불허 우즈 특허

Posted August. 14, 200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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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4라운드 15번홀(파4) 티 박스로 걸어가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한때 5타차 선두를 달리다 14번홀(파3)에서 1.2m 파퍼트에 실패해 1타차까지 바짝 쫓겼기 때문. 공동 2위 우디 오스틴(미국)과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가 마치 우승 들러리는 안 서겠다는 듯 무서운 기세로 추격했다.

하지만 이전까지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12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선 역전 불허 우즈는 특유의 뒷심으로 추격자들을 뿌리쳤다.

우즈는 15번홀에서 4번 아이언 티샷에 이어 7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을 컵 4.5m에 안착시킨 뒤 버디를 낚았다. 허공에 오른쪽 주먹을 날린 뒤 손가락으로 컵을 가리키며 환호한 우즈는 남은 3개 홀에서 철저하게 페어웨이를 지키는 작전으로 연이어 파세이브를 했다.

우승을 확정지은 그는 자신처럼 붉은 옷을 입은 생후 두 달 된 첫딸 샘 알렉시스, 아내 엘린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13일 미국 오클라호마 주 털사의 서던힐스CC(파70)에서 끝난 제89회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

우즈는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72타로 우승하며 올 시즌 첫 메이저 정상에 올랐다. 2위 오스틴을 2타차로 따돌렸고 3위 엘스와는 3타차.

대회 2연패이자 통산 네 번째로 PGA챔피언십 우승컵인 워너메이커 트로피와 우승 상금 126만 달러(약 12억 원)를 차지했다.

통산 메이저대회 승수에서 우즈는 13승을 거둬 1위에 올라 있는 잭 니클로스(18승미국)와의 격차를 좁혔다.

올 시즌 다승과 상금 선두를 달리고도 어딘지 허전하다고 말했던 우즈는 이제야 비로소 대단한 일을 한 것 같다. 아내와 딸이 우승을 지켜본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고 흥분했다.

우즈가 좀처럼 역전패를 당하지 않는 것은 기량은 물론이고 체력과 정신력에서 상대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그는 5세 때부터 늘 또래집단에서 최고였기에 항상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돼 있다. 어떤 어려움에 부닥쳐도 자신을 의심하는 경우가 없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우즈의 아버지는 주니어 시절 우즈를 단련시키기 위해 우즈가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빈 캔 등을 던져 방해했는데 이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즈가 심적 부담이 큰 메이저대회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한 기록은 평균 69.23타. 반면 그와 우승을 다퉜던 동반자는 73.04타. 이날도 붉은 셔츠를 입고 나온 우즈와 맞대결을 벌인 스티븐 에임스(캐나다)는 76타로 무너졌다.

한편 최경주(나이키골프)는 2타를 잃어 공동 12위(2오버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