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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졸업생 공학교육 평가 안팎 천지차이

Posted June. 28, 2007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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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공학 교육 내용이 산업 현장의 요구와 크게 동떨어져 이공계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공대 공학교육혁신센터의 조사 결과 삼성전자, LG전자, 두산중공업, 현대오일뱅크, 넥슨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비롯한 100여 개 기관의 인사담당자 등 350명은 공대 졸업생들에 대해 14개 평가 항목 중 13개에서 낙제 점수를 줬다.

현장에서 일하는 공대 졸업생들도 대학 공부가 현재 직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반면 공대 교수들은 자신들이 가르치는 전공지식에 대해 100점 만점에 97점을 주며 잘 가르치고 있다고 답해 대학과 기업 간에 큰 인식차를 드러냈다.

연세대 공학교육혁신센터는 2년에 걸쳐 기업 인사 350명과 공대 교수 145명, 공대 졸업생과 재학생 1800여 명 등 4366명을 대상으로 공학 교육의 현주소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를 진행한 한경희 박사는 현장 중심의 기술 인력을 배출해 이공계의 위기를 타개한다는 목표로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도입된 공학교육인증제가 올해로 8년째를 맞았으나 대학은 여전히 기업의 요구에 부합하는 공학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장 적용 못하고 적응력 떨어지는 공대생=기업에서 공대 졸업생들을 평가한 결과 기준을 초과해 충족하는 평가 항목이 한 개밖에 없을 정도로 기업들은 공학 교육에 불만이 팽배해 있다.

기업의 평가에 따르면 대학의 공학 교육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대인관계를 맺고 의사소통을 잘할 수 있는 소통능력, 조직의 규율과 관습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조직적응력, 배운 것을 현실 산업에 써먹을 수 있는 현장적용력, 책임감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장 중심 공학 교육의 필수 항목인 현장적용력에서 기업의 기준은 87.6점(100점 만점)인 반면 졸업생에 대한 평가는 76점으로 11.6점 차가 났다.

소통능력은 기준치와 평가치의 차이가 가장 커 기준이 90.4점인 반면 평가는 78점으로 12.4점 차가 났으며 조직적응력 12점 차, 책임감 11점 차로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전공지식, 정보활용능력, 문제해결능력도 역시 평가치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기업과 대학의 인식은 천양지차=기업이 왜 이런 불만을 갖게 됐는지는 공대 졸업생에게 물어본 공학 교육 만족도에 답이 있다.

공대 졸업생들은 배운 교과목이 현재 직무에 얼마나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전공과목은 약간 도움 된다(5점 만점에 3.84), 기초과학 과목은 그저 그렇다(3.03), 또 일반교양 과목은 별로 또는 그저 그렇다(2.68)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기업 현장의 정보가 대학에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번 조사 결과 확인됐다. 재학생과 현장에서 일하는 공대 졸업생이 생각하는 유망 전공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생각하는 유망한 학과 상위 5개 중 3개가 일치하지 않았으며 졸업생이 1위로 평가한 전기전자학은 재학생이 6위로, 2위인 금속공학은 재학생이 10위로 평가했다.



최우열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