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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은 굶어도 강군, 남은 봉이면 어떠냐

[사설] 북은 굶어도 강군, 남은 봉이면 어떠냐

Posted April. 26, 200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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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제 인민군 창설 75주년을 기념해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벌였다. 무력시위를 위해 1992년 군 창건 60주년 기념행사 이후 15년 만에 처음 미사일과 로켓부대까지 동원했다. 김격식 신임 총참모장은 전군이 혁명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오늘 비록 배를 곯더라도 군대를 강군()으로 만들어야 휘황한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이야 굶어죽건 말건, 북 지도부의 관심이 오직 군사적 위협을 통한 체제유지에 있음을 거듭 확인해준다.

남()에서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어제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대북 지원액은 연간 4000억 원 정도로 남한 인구 1인당 1만원도 안되는 돈이라며 (오늘) 아침 식사비만도 못한 것을 도와주면서 퍼준다고 하면 주고도 욕먹는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통일부장관의 말이 아니라 북의 대남선전방송을 듣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이 장관은 우리 사회의 극빈층을 위해 뭐 하나 도와준 게 있기라도 한가.

정부는 또 어제 북의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100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남북교류협력기금 234억원을 투입해 아파트형공장을 무상으로 지어주기로 했다. 그런데도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북측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직장장을 통해서만 작업지시를 내릴 수 있고, 근로자들의 잦은 결근, 조퇴에 대해서는 인권 모독이라는 항의를 들을까봐 불만 표시조차 못한다고 한다.

심지어 북한은 내달 1일 울산에서 열릴 남북 노동자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조건으로 비행기삯과 숙식비 1억원을 달라고 남측 노동단체에 요구하기도 했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예치된 2500만 달러 문제만 해도 북한은 송금이 이뤄져야 해결되는 것이라며 여전히 버티고 있다.

북한의 이런 막무가내 식 행태는 우리 정부가 북에 배짱부리면 통한다는 식의 학습효과를 안겨준 결과다. 대북 지원에 관한 한 남한은 봉이라고 생각하는데 뭘 조심하고 두려워하겠는가. 나쁜 행동이 보상을 통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