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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 훈련된 경영의 전사들

Posted March. 31, 200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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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올해 초 사업전략 구상을 총괄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라는 자리를 신설했다.

그 자리에 미국계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박민석 마케팅 프랙티스 부문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영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박민석 CSO는 전략기획 분야의 최고 인재를 영입하라는 남용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채용됐다며 남 부회장이 LG전자의 향후 전략 수립과 관련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1월 8일 세계 최대의 전자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07 행사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사의 미래는 300명의 핵심인력이 좌우한다며 전략과 마케팅, 구매, 생산 등 전 분야에서 최고 경쟁력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종합적인 분석과 판단 능력이 뛰어난 컨설턴트들이 대기업에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기업들은 맥킨지, 보스턴컨설팅, 베인&컴퍼니 등 외국계 컨설팅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컨설턴트들을 앞 다투어 핵심 임원, 심지어는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고 있다.

대기업 핵심부에 포진한 맥킨지 출신 컨설턴트들

컨설턴트들은 대부분 국내외 명문대를 나왔고 경영학 석사학위(MBA)가 있으며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초보 컨설턴트 시절부터 CEO로서 상황을 분석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훈련을 받아 대기업들에서 스카우트 대상 1순위로 꼽힌다.

두산그룹은 글로벌 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해 11월 24년간 맥킨지 컨설턴트를 지낸 제임스 비모스키 씨를 두산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구조조정 컨설팅이 전공인 비모스키 부회장은 1992년부터 6년간 맥킨지 한국대표로 지내면서 1998년 두산그룹의 상징이었던 OB맥주의 매각을 주도한 바 있다.

SK그룹은 올 1월 SK 해외법인을 총괄하는 SKI(SK 인터내셔널)를 신설하면서 대표이사 부사장에 맥킨지 출신 유정준 SK 전무를 승진시켜 발령했다. 1998년 SK에 합류한 유 부사장은 2002년 소버린과의 싸움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이 밖에 다음 달 초 두산동아로 옮길 예정인 성낙양 야후코리아 대표, 장윤석 마스타카드 코리아 대표, 윤송이 SK텔레콤 상무 등도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이다.

네트워크와 영어구사능력 겸비한 글로벌 인재

맥킨지 외에도 보스턴컨설팅, 베인&컴퍼니, AT커니 등 다양한 컨설팅업체가 대기업 임원을 배출하고 있다.

웅진그룹에는 신광수 북센 대표, 윤석환 그룹 기획조정실장(상무), 서영택 웅진씽크빅 경영기획실장(상무) 등 보스턴컨설팅 출신 컨설턴트가 3명이나 포진돼 있다. 이베이의 이재현 아시아 총괄 부사장과 박주만 옥션 사장도 보스턴컨설팅 출신이다.

기준능 삼성SDS 상무는 액센츄어에서, 서울지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인 씨앤엠커뮤니케이션의 오규석 사장은 베인&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김혁균 레인콤 사장과 이현승 GE에너지코리아 사장 등은 AT커니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처럼 컨설턴트들이 대기업 임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았고 외국어 실력이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 게다가 고객사와 함께 일하며 자연스럽게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습득하기도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사무소 박상순 수석팀장은 최근 한국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늘면서 다양한 분야의 네트워크를 가진 컨설턴트를 스카우트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 김상훈 higgledy@donga.com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