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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녹음 첫 날 눈물 펑펑 386팬 위한 편안한 음악 할 것

새 앨범 녹음 첫 날 눈물 펑펑 386팬 위한 편안한 음악 할 것

Posted March. 21, 200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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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는 용감했다. 다시는 무대에 서지 못할 줄 알았다던 쌍둥이 듀오 수와진은 4월 초 17년 만에 발표할 새 앨범 생각뿐이다.

새 앨범 녹음 첫날 눈물이 왈칵 쏟아졌죠. 밥도 못 먹고 내내 울기만 했어요.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기분이랄까요? 하지만 포기는 생각도 안 했어요.(안상진45)

1986년 심장병 어린이 돕기 자선 모금을 위해 하루 8시간씩 매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노래를 불렀던 이들. 이듬해 데뷔 앨범을 발표해 새벽아침이 가요차트 1위에 오르며 인기를 얻었고 2집 파초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1989년 1월 1일 동생 안상진이 한강 둔치에서 불량배들에게 두들겨 맞았고 결국 1990년 4월 활동을 중단했다.

처음엔 동생이 대낮에 싸움을 한 줄 알았어요. 3년간은 자괴감 때문에 폐인처럼 생활하는 걸 보고 형으로서 욕도 많이 했죠.(안상수)

동생은 생계를 위해 야간 업소 무대를 돌았지만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제대로 활동하지도 못했다. 2000년에는 레스토랑 사업을 하려 했지만 뇌수술 후 간경변, 늑막염 등의 후유증으로 사경을 헤맸다. 형은 1995년 솔로 앨범 영원히 내게를 발표해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이벤트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1등이 되기보다 386세대가 좋아할 편안한 음악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이젠 다시 돌아왔으니 2년에 한 번, 아니 1년에 한 번 음반을 내야죠.(안상수)

새 앨범 타이틀곡은 포크가수 추가열이 작사 작곡한 사랑해야 해. 사는 게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었어/혼자 말없이 울던 그날 네가 그립고 보고 싶어서라는 가사가 이들의 17년을 담고 있다.

고집 센 형과 활발하지만 욱하는 성질의 동생. 어느덧 각각 두 아이와 세 아이의 아빠가 됐지만 여전히 형제는 티격태격한다. 서로에게 덕담을 부탁했더니 늘 화음만 넣었는데 이젠 메인 보컬 좀 해 보자(동생)에 컴백도 했으니 더는 속 썩이지 마(형)라고 대꾸한다.

결국 야, 얘기하는데 왜 자꾸 끼어들어!라며 언성을 높이는 이들. 아, 쌍둥이는 용감했다.



김범석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