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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진국 오명 벗자 대학들 표절과의 전쟁 선언

학문후진국 오명 벗자 대학들 표절과의 전쟁 선언

Posted March. 02, 200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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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교수의회는 1월 26일 이필상 당시 총장의 논문 표절 여부를 결론짓기 위해 각 단과대 대의원인 교수의원 30여 명을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

회의가 열리기 전 의장단은 금방이라도 결론을 낼 것처럼 오늘 이 총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회의는 교수들이 식사를 거르며 토론을 계속할 정도로 길어졌고 결국 두 차례에 걸쳐 장장 10여 시간의 난상토론을 벌이고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표절 조사보고서와 이 전 총장의 소명서를 그대로 재단이사회에 넘겨야 했다.

회의 후 교수들은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교수들 사이에도 표절이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전제가 합의되지 않았고 조사위 구성의 절차적 정당성에 관한 문제 제기도 계속돼 토론을 해봐야 결론을 낼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논문 표절이나 연구 윤리에 관한 논란이 빚어질 때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논란이 발생했을 때 누가 조사하는가?

김병준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 마광수 연세대 교수 등 지도급 인사들의 표절 시비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자 각 대학이 표절에 대한 자체 기준을 만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고려대는 이 전 총장 사건을 계기로 교무처 교원윤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무엇이 표절인가에 대해 상세한 기준을 담은 표절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을 벌여 지난달 초안을 만들었고 새 학기가 시작된 이달 최종안을 완성할 예정이다.

한국외국어대는 이달 연구 윤리 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를 발족시킬 예정이고 연세대는 1월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설치했다. 동국대는 표절 근절은 캠퍼스 문화의 변화에서 시작된다며 새 학기의 외국인 학생 생활적응 강좌부터 표절 예방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들 대학 관계자는 교수들은 표절 파문에 낙마하고 학생들은 리포트 베끼기에 열을 올리는 게 현실이라며 교육부와 과학기술부가 윤리규정을 마련하라고 압박하기 이전부터 대학 연구문화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표절에 대한 지침을 만들어 왔다고 밝혔다.

고려대 교원윤리위원장 김병호(재료공학과) 교수는 그간 우리나라 대학에 표절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 연구가 선진화, 국제화, 개방화돼 노출되면 될수록 표절, 변조, 위조 등의 문제도 과거에 비해 더 많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한 해 대학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 연구 윤리에 대한 수준 높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뿐 아니라 각 대학은 최근 본격적으로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표절과의 전쟁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