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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여에 한국남은 한류 속 왕자님

Posted February. 23, 200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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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TV에서 본 것 외에는 한국에 대해 몰라요. 하지만 한국은 자연이 아름답고 남자들은 세련되고 다정하며 책임감 있어 보여요. 가족과 동료도 잘 챙기는 것 같고요.

최근 39세의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을 해 한국으로 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또티비엔(22베트남) 씨가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신랑의 나라에 대한 이미지다.

뉴욕타임스는 22일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국제결혼을 다룬 특집기사에서 한류()의 영향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여성들에게 한국이 전통과 현대성을 성공적으로 조화시킨, 그 탐나는 삼성 휴대전화를 만들면서도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그런 사회로 비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엔 씨는 영국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프랑스 축구 선수 지네딘 지단의 열렬한 팬으로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건설노동자인 그의 부모는 우리는 가난하지만 한국은 훨씬 여건이 좋지 않으냐며 기대했다.

사별 및 이혼 경험이 있는 51세의 한국인 농장 경영자와 결혼을 약속한 부이티투이(22) 씨는 친구가 한국 남자와 결혼해 서울에 살고 있는데 행복하다고 한다. 사람이 굉장히 많고 높은 건물도 많다더라며 기대에 부풀었다. 가난한 농부의 다섯 자녀 중 한 명인 투이 씨는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한-베트남 결혼 중매회사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타국의 남자, 그것도 노모와 다 큰 아들딸이 있는 재혼남과 맞선을 본 지 40시간 만에 결혼식을 올린 딸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안쓰럽기 그지없는 것 같다.

투이 씨의 아버지(52)는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결혼중매회사 직원에게 항의했고 옆에 있던 신랑은 매달 100달러씩 보내 드리겠다는 약속을 말해주라고 채근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국제결혼은 한국사회의 경제발전에 따른 여성 지위 향상과 성비 불균형에 따라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 미국에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남성들이 콧대 센 미국 여성 대신 전통적 여성상을 찾아 러시아에 신붓감을 구하러 몰려갔던 일을 연상시킨다는 것. 그러나 당시 미국에선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지 않았고 국제결혼 중매산업의 번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기홍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