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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해도 너무해

Posted November. 20, 200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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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사진)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에 최근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대법원 측은 영장 기각을 대법원장과 연결시킨 것은 사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17일 국회 법사위에서 검사 출신인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이 지난해 6월 극동도시가스를 상대로 낸 327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이 대법원장이 맡았으며, 당시 이 대법원장을 소송 대리인으로 선임한 사람이 유 대표라고 밝혔다.

또한 2004년 12월 이 대법원장이 서울 강남의 P호텔에서 유 대표와 하종선(당시 D법무법인 변호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 김형민 외환은행 부행장과 만난 적이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이 국회와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대법원 수뇌부는 영장 기각에 불만을 품은 검찰이 대법원장 뒷조사까지 하면서 정보를 갖고 장난을 치고 있다고 검찰 쪽을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대검은 3일과 7일 론스타 관련자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자 그 배경에 관해 법원의 동향 등 첩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왔고, 일부 검찰 관계자는 최근 이 대법원장의 변호사 시절 사건 수임과 영장 기각이 관계가 있다는 취지의 얘기를 해 왔다.

검찰은 몹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검사들에게 개별 대응을 자제하도록 지시했다.

대법원도 19일에는 일체의 공식 대응을 자제했으나 이 대법원장이 과거 변호사 시절에 외환은행 사건을 수임했다는 이유로 유 대표 영장을 기각하라고 영장전담판사에게 지시라도 했다는 거냐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두 기관의 대립이 법 논리가 아닌 대법원장의 과거 사건 수임 문제를 둘러싸고 감정싸움의 양상으로 번져 가면서 갈 데까지 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이 대법원장은 지난해 6월 착수금 2억 원을 받고 외환은행 관련 소송을 수임했으나 지난해 9월 대법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뒤 1억5000만 원을 돌려주고 소송대리인을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임료를 전액 돌려주려 했으나 외환은행 측에서 한사코 거절했다는 게 대법원 측의 해명이다.

이 소송 사건은 지난주 대법원에서 외환은행 측도 70%의 책임이 있는 만큼 극동도시가스는 외환은행에 30%만 배상해 주라는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측은 또 이 대법원장이 유 대표를 만난 적이 있는지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를 만난 적은 있으나 유 대표를 만났는지는 기억에 한계가 있다. 유 대표와 개인적인 인간관계는 없다고 밝혔다.



이태훈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