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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우산 삭제 누가 거짓말하나

Posted October. 18, 20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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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10월 제37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재확인하는 공동합의문 조항 삭제를 미국 측에 제의한 데 대한 정부의 해명을 놓고 진위 논란이 벌이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지난해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이 채택된 직후 미국과 SCM 공동합의문 문안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구두로 핵우산 표현을 삭제하자는 제의를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말 합의문 초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기 전에 조항 삭제 문제를 협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수의 한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10월21일 서울에서 열린 SCM 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합의문안을 최종 조율하는 과정에서 직접 핵우산 조항 삭제를 제의했다.

미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한국 정부 관계자가 10월19일 또는 20일경 서울의 한 호텔에서 협상을 하며 (핵우산 조항의 삭제를 요구한) 그런 얘기를 꺼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당시 핵우산 조항 삭제를 추진했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들의 해명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NSC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정부 관계자는 16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 측에 (핵우산 조항 삭제를) 제의한 적이 없다. 실무수준에서 검토하다 내부적으로 안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17일 국정브리핑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와 정반대로 미국의 핵우산 제공 조항의 일부 표현을 수정하는 문제에 관해 미국 측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당시 NSC 관계자는 16일 전화통화에서 (핵우산 조항을) 한미 상호방위공약 속에 넣든지 핵 위협에 적극 대응한다는 식의 대체 표현을 생각하다가 적절한 것이 나오지 않아 그대로 핵우산 조항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17일 브리핑에서 핵우산을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려고 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미국과) 구두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도 대체가 아니라 삭제 논의가 있었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밝혔다.



이명건 하태원 gun43@donga.com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