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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영, 인도가 삼켰다

Posted September. 09, 200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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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위의 가전업체인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가 인도의 가전업체에 팔린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8일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인도의 가전업체인 비디오콘과 미국계 사모()펀드 자회사인 RHJ인터내셔널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예비협상대상자에는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선정됐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이 보유한 첨단 가전기술의 해외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수값 7억 달러 선 이달 중 MOU 체결

인도 최대 가전업체인 비디오콘은 지난해 프랑스 기업인 톰슨의 브라운관 TV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톰슨사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996년 부채 인수 방식으로 단 1프랑에 인수하려다 실패한 가전업체.

당시 전 세계에 100개가 넘는 생산 판매법인을 보유한 대우전자는 대우그룹 세계 경영의 상징적인 회사였다.

10년 전 두 회사 간 인수합병(M&A) 협상은 실패했지만, 인도 비디오콘이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한 배를 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은 비디오콘과 말레이시아계 네오에쿼티 펀드, MBK파트너스의 3파전으로 진행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네오에쿼티 펀드는 인수 제시 가격이 가장 높았으나, 자금조달 능력과 인수 의지 등에서 채권단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비디오콘 측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약 7억 달러(약 665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과 비디오콘 컨소시엄은 9월 중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개월의 실사()를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비디오콘은 우리은행과 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단이 보유한 대우일렉트로닉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PDP TV, LCD TV 첨단기술 유출 우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액정표시장치(LCD)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가전업계는 평가한다.

업계에서는 비디오콘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후 회사에 대한 투자는 외면하고, 첨단 기술과 해외 영업망 흡수에만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해외 생산기지를 충분히 확보한 비디오콘이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광범위한 해외 판매 유통망 유지에만 관심을 둘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체들의 인수 의사가 전혀 없었던 만큼 해외로의 기술 유출 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신규 투자와 고용 보장이 남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김재영 jarrett@donga.com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