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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175명 체포 일단 불법입국 혐의 조사

탈북자 175명 체포 일단 불법입국 혐의 조사

Posted August. 24,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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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이민국은 23일 태국에서 체류 중이던 탈북자 175명을 22일 오후(현지 시간) 불법입국 혐의로 연행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연행된 사람은 남성 39명, 여성 136명으로 어린이와 임신부, 장애인, 심장병 환자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발급한 여행증명서를 소지하고 있던 16명은 22일 밤 한국행 비행기에 탈 계획이었다.

북한으로 송환되지는 않을 듯=수왓 뚬롱싯꾼 태국 이민국 국장은 23일 탈북자들을 48시간 이내에 법정으로 넘길 방침이라며 이후 본국(북한)으로 추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뚬롱싯꾼 국장은 전날 탈북자들을 연행한 직후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주의 차원에서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되돌려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태국 한국 대사관 측도 태국 정부가 이들을 북한으로 추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태국에는 총 260여 명의 탈북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이번에 연행된 175명과 이민국 수용소에 있는 탈북자 등 230여 명은 한국행을, 나머지 30여 명은 미국으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태국으로 몰리는 이유=태국 정부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탈북자들의 불법 체류 및 제3국행을 묵인해 왔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최종 목적지인 한국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탈북자들을 유인하는 요인이다.

태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중국을 빠져나와 라오스를 거쳐 태국으로 들어가는 탈북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국무부의 엘런 사우어브레이 인구난민이주 담당 차관보가 다음 주 태국을 방문해 탈북자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것도 미국행을 희망하는 탈북자들의 태국 입국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국 당국도 입국하는 탈북자의 수가 급증하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뚬롱싯꾼 국장은 최근 10만 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인근 국가를 거쳐 태국으로 입국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부담=한국 정부는 태국의 탈북자들이 대거 한국행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데 대해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악화된 남북관계가 이번 일로 완전히 틀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2004년 7월 베트남에서 탈북자 460여 명이 한꺼번에 한국에 입국하자 북한이 반발해 10개월간 남북 당국 간 접촉이 전면 중단됐던 적도 있다.

탈북자의 한국 입국은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 1월부터 7월 말까지 입국한 탈북자는 10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증가했다.



이명건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