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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내말 잘 안듣는것 같아

Posted August. 19, 2006 03:02,   

日本語

내 임기가 이제 다 끝났다. 사람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일부 언론사 간부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 같은 취지로 임기 말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이날 청와대 오찬엔 한국일보 서울신문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등 4개 언론사 외교안보 담당 논설위원 6명이 참석했다. 참석 대상은 대통령 통일외교안보정책실에서 선정했으며 오찬은 2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참석한 논설위원들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기사를 쓰지 않았으나 18일 문화일보가 발언 내용을 보도했다.

최근엔 지지율 고민한다=노 대통령은 임기 말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을 절감하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문제와 관련한 비판이 많아 국책 연구원에 글을 좀 써보라고 했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더라며 남은 임기 동안 개혁정책들을 추진하기는 어렵고, 기존 정책들을 관리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개혁을 많이 했고 청와대 시스템을 잘 정비해 후임자에게 넘겨 주겠다며 요즘은 다음에 누가 오든 잘해봐라는 식의 꼬부라진 마음과 잘해서 물려줘야지 하는 펴진 마음이 반반()이라고 토로했다.

또 그동안 지지율 고민은 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한다며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구체적으로 꼽아봐라, 내 집권기에 발생한 사안은 성인오락실 상품권 문제인데 청와대가 직접 다룰 성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다.

이어 노 대통령은 요즘 내 지지도가 19%라고 하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16%보다는 낫지 않으냐라고 반문했다.

북한은 고집불통=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6자회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선 고집불통이란 표현을 썼으며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빗나갈 때가 많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또 중국은 북한 핵무기 보유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핵무기 기술도 높게 보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는 공식적인 통로가 가장 정확하다. 비공식적인 통로는 성과가 없었다며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통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으로 부시 대통령이 나를 좋아한다라고 했으나 일본에 대해선 없는 위협도 만들어서 부각시킨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계획 5029 수정해야=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미국과 다 이야기가 돼서 하는 건데 일부 보수언론들이 10년 전과는 다른 논리를 바탕으로 공세를 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며 작전권을 넘겨받더라도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한 비상시 대비 계획인 작전계획 5029에 대해 북한 비상상황 시 미국과 중국이 한국을 제쳐놓고 북한 문제를 처리할 우려도 있다며 수정 방침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작계 5029엔) 미국이 북한에 군대를 진입시키는 것으로 돼 있다며 그러나 중국은 국경까지 미군이 오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노 대통령은 미국이 25개국으로부터 FTA를 제의받았지만 한국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정연욱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