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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안될 6자 북 끌어들이기?

Posted July. 25, 2006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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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남순 북한 외무상을 비롯해 6자회담 참가국의 외교장관들이 모두 ARF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는 이번 ARF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 장관과 만나 대북 제재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 이견을 조율하는 것도 과제다.

6자회담 성사될까=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의 백현철 참사관은 24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백 외무상이 2728일 ARF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ARF에서 외교장관들이 모이는 6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철회를 6자회담 참석의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이에 응하지 않겠다는 게 미국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낮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5자회담이 열릴 경우 북한의 반발로 6자회담 개최에 방해가 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은 6자회담도 5자회담도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다자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24일 KBS1라디오에 출연해 5자회담은 모양상의 부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금요일 전화통화에서 아주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보자고 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6자회담 참가국에 추가로 ARF 회원국 중 일부를 포함시키는 8자10자회담을 열어 북한 핵 및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것.

이는 북한에 형식상 6자회담의 틀이 아니라는 명분을 줘 회담에 끌어들이면서 실제론 6자 중심으로 북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약 10자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ARF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와 미국과 가까운 호주 캐나다, 북한과 가까운 인도네시아 등이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번 ARF에서 외교장관들의 6자회담이나 8자10자회담이 열리게 되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외교 소식통은 대략 시점을 정해놓고 그때까지 실질적인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노력한다는 정도의 결의를 하고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미 이견 조율될까=미국은 한국을 상대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반발을 우려해 이미 공식 비공식적으로 미국 측에 난색을 표명했으나 미국은 PSI 정식 참여와 역내외 차단훈련에 대한 물적 지원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정부는 대북 쌀 차관 제공 및 비료 지원 중단이 미국과 일본이 추진 중인 대북 경제제재보다 북한에 미칠 영향이 훨씬 크다고 판단하는데도 미국이 이를 제대로 평가해 주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선 이런 문제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나 중동을 방문 중인 라이스 장관은 레바논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갈 경우 ARF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명건 문병기 gun43@donga.com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