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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 춤 새옷입고 다시 타오르리라

Posted July. 04, 2006 03:38,   

日本語

5년 준비 끝에 쇼케이스 공개

이 밤 산이 불타오르네/또 한 그루 나무가 죽네/산이 불타오르네 이 밤. (숲의 코러스)

남자가 필요해/내 옆에 누울 남자/누군가 필요해. (남자가 필요해)

이날 7개 주요 장면을 선보인 댄싱 섀도우는 우선 음악과 춤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아이 인 더 스카이 등으로 유명한 인기 록그룹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의 리더 에릭 울프슨이 맡은 음악은 강렬한 탱고부터 서정적인 포크까지 다양했으며 안무 역시 탱고, 포크댄스, 섹시댄스까지 화려하게 펼쳐졌다.

뮤지컬 댄싱 섀도우(영어 제목은 Dancing With The Shadows)는 원작의 캐릭터들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내용은 상당부분 바뀌었다.

원작이 표현한 이데올로기 갈등보다는 인간 내면을 다룬 한편의 우화로 탈바꿈했다. 기획 단계부터 세계무대를 염두에 둔 작품인 만큼 보편성 획득을 위해 시공간적 배경도 625전쟁 당시 소백산맥 줄기의 어느 마을에서 시대가 불분명한, 전쟁으로 황폐해진 가상의 마을로 설정됐다.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결말도 원작과 달리 희망적으로 마무리된다. 원작에서는 빨치산 규복의 아이를 임신한 사월이 양잿물을 마시고 죽지만, 뮤지컬에서 이 역에 대응하는 신다는 희망의 상징인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마을 아낙들이 희망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내년 7월 예술의전당서 첫 선

이날 발표된 댄싱 새도우 캐스팅은 탄탄한 중견 배우와 뮤지컬 전문 배우로 짜였다. 중견 배우 김성녀 씨가 마마 아스터(사월이 엄마 최씨)역으로 캐스팅돼 12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한다. 각 배역은 공개 오디션을 거쳤지만 이 역 만큼은 도르프만 씨가 예전에 내한해서 봤던 자신의 연극 죽음과 소녀를 연기한 김성녀 씨를 기억하고 있다가 직접 그를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주인공 나쉬탈라(점례)역은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뮤지컬계의 신데렐라 김보경, 수많은 여배우들이 탐냈던 또 다른 주인공 신다(사월이)역은 뮤지컬 스타 배해선 씨가 맡는다. 남자주인공 솔로몬(규복)역은 뮤지컬 배우 신상록 씨가 캐스팅됐다.

창작 뮤지컬 댄싱 섀도우는 국내 공연계에서는 이례적으로 5년간의 작품 준비 및 수정 기간을 거친 제작시스템으로 눈길을 모은다. 공연 1년 전에 쇼케이스를 갖는 것도 처음 있는 일.

내년 7월부터 두 달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이 뮤지컬은 대본과 음악은 완성됐고 편곡 작업만을 남겨 놓은 상태다.

제작사인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박명성 대표는 원래 내년 3월 쯤 일본 초연 후 한국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원작 산불이 우리 연극사에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인 만큼 역시 국내에서 먼저 선보이는 것이 옳다는 연극계 어른들의 뜻에 따라 국내 초연을 먼저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수진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