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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 고장 난 대통령의 시계 이제 버려야

[사설] 여당, 고장 난 대통령의 시계 이제 버려야

Posted June. 17, 2006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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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이 주최한 531 선거 후 민심 수습을 위한 토론회에선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개혁의 방향도, 우선순위도 잘못 됐는데도 민심에 눈을 감고 있었다 친북()반미()언론법사학법은 개혁이 아니다는 지적에서부터 국가 경영능력이 없는데 또 집권하면 뭐 하겠나는 자탄까지 나왔다. 이들 역시 국정 파탄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늦게나마 민심의 소재를 확인하고, 이에 충실한 국정운영을 주문했다는 점에서 구구절절이 새겨들어야 할 고언()들이었다.

김근태 비상대책위원회 의장도 그동안 국민의 한숨을 듣지 못했다고 자성하면서 서민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는 실사구시()의 정치를 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여당 안에서 부동산 및 세금 정책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수용은커녕 경청()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정운영의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거듭 분명히 하고 있다. 여당과 완전히 따로 놀며 어깃장은 놓고 있는 모습이다. 노이동풍()이란 신조어가 나올 만 하다. 노 대통령은 21일에 하겠다던 임시국회 연설을 당이 내용에 신경을 써 달라고 주문하자 아예 취소해버리기까지 했다. 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도가 지방선거 후 182%로 더욱 떨어진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여당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주도적으로 잘못된 정책을 고치고 나라 분위기를 바꿈으로써 난국을 수습해가야 한다.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절반 또는 그 이상임이 확실한데도 대통령이 독선과 아집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달리 방법이 없다. 열린우리당의 운명은 노 대통령의 고장 난 시계를 어떻게 버리느냐에 달렸다. 노 대통령의 탈당 문제는 이미 곁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