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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교사 > 민간기업 직원

Posted June. 06, 200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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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더 늦기 전에 둘째 아이 가질까?

정부과천청사에 근무하는 기능직 9급 공무원 한모(33여서울 동작구 사당동) 씨는 지난달 초 남편이 불쑥 꺼낸 말 때문에 며칠을 고민했다.

가까이 사는 친정어머니가 돌봐 주긴 하지만 네 살짜리 아들을 키우는 것도 만만찮은 부담이던 터.

하지만 1년 무급 육아휴직과 복직이 보장돼 있고 어머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과감히 둘째를 갖기로 남편과 합의했다.

한 씨처럼 공무원이거나 공기업에 다니는 여성이 민간기업에 다니는 여성보다 둘째 아이를 낳을 확률이 2배나 높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무원 육아 지원제도 유리

서울대 인구학교실 조영태 교수팀은 2001년 1월부터 2003년 8월까지 2년 8개월 동안 전국 2534세 기혼 여성 1438명의 출산을 분석한 사회경제적 수준과 출산력 논문을 5일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민간기업(자영업 제외)에 다니는 조사대상 여성 중 이미 첫째 아이를 가진 여성의 28%가 조사기간 중 둘째를 낳았다. 이에 비해 같은 조건의 공무원(공기업 근무자 포함)은 51%가 둘째를 출산했다.

자녀가 없던 여성은 공무원의 32%, 민간기업에 다니는 여성의 35%가 조사기간 중 첫 아이를 낳았다. 첫째 출산에는 차이가 거의 없는 셈.

조 교수는 공무원 여성이 둘째를 많이 낳는 이유에 대해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제도가 잘 갖춰져 있고 출산 후 쉽게 직장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또 고용이 안정된 정규직 및 자영업 종사자 중 이미 첫째가 있는 여성의 41%가 조사기간 중 둘째 아이를 낳았다. 반면 임시일용직 종사 여성은 30%만이 둘째 아이를 낳아 직업 안정성이 둘째 아이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도움이 출산에 큰 영향

자녀가 없는 여성 가운데 부모로부터 자녀양육, 집안일 등 물리적 신체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성의 72%는 조사기간 중 첫째 아이를 낳았다. 반면 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여성은 39%만 첫째를 출산했다.

둘째 아이는 부모의 도움이 있는 경우 55%, 도움이 없는 경우 49%로 격차가 줄었다. 첫째를 낳은 뒤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여성이 많기 때문.

직장 여성만 보면 부모의 도움에 따른 출산율 격차가 더 벌어진다. 직장 여성 가운데 조사기간 중 첫째를 낳은 비율은 부모의 도움을 받은 경우가 65%, 받지 못한 경우는 17%로 큰 차이가 났다.

조 교수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는 손자를 돌보는 조부모에 대한 지원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자라고 아이 더 낳지 않는다

잘사는 집은 애도 많이 낳는다는 통념은 이번 연구에서 증명되지 않았다. 소득과 출산 성향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비는 출산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자녀 출산으로 지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 교수는 저소득층에 보육비를 집중 지원하는 저출산 대책은 복지정책으로는 의미가 있겠지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중현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