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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부산국제모터쇼

Posted April. 29, 2006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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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세계 처음으로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지금도 규모면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짝수 해 10월 초에 열리는 프랑스 파리 모터쇼는 2004년 146만 명의 방문객을 맞아 세계 1위였다. 모터쇼라면 역시 가을이 제격이다. 다음 해 시장에 내놓을 신차로 고객들을 유혹하기에 좋다. 모터쇼에 가면 한꺼번에 수십 종의 차를 구경하기가 힘들기도 하지만 신차에 앉아 보기만 해도 뭔가 느낌이 달라진다.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매년 또는 격년제로 열리는 모터쇼마다 특색이 있다. 디자인의 토리노(이탈리아), 이색적인 에센(독일), 전통의 시카고(미국) 등등. 북미(디트로이트), 프랑크푸르트, 파리, 도쿄 모터쇼가 세계 4대 모터쇼다. 자동차를 만들지도 않는 스위스의 제네바 모터쇼가 세계 5위다. 세계 자동차 쇼룸이란 별명에 걸맞게 지난달 행사에 무려 80종의 신차가 출품됐다.

부산국제모터쇼(www.bimos.co.kr)가 28일 개막돼 다음 달 7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2001, 2003년에 이어 세 번째다. 올해는 부품 용품업체를 포함해 10개국 171개사가 참가했고 신차, 친환경차, 콘셉트카 등 148종이 전시됐다. 모터쇼를 먼저 시작한 서울은 부산과 번갈아 개최하기로 정리됐다. 둘 다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의 명성에 어울리는 모터쇼로 커가야 한다. 지방에서도 국제모터쇼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 주는 게 균형발전이다. 전국을 땅 투기장으로 만드는 무분별한 개발보다 훨씬 낫다.

해운대 해변의 자동차 축제에 현대자동차는 신차 아반떼 HD를, 기아차는 스포티지 연료전지차를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미녀 도우미에 둘러싸인 차들을 둘러보며 한마디씩 할 것 같다. 아니, 이렇게 좋은 차를 만들어 수출도 잘 되고 회사도 잘 나가는데, 뭐가 모자라서 비자금에다 로비로 일을 그르쳤을까. 정몽구 그룹 회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 부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현다이 브랜드 가치의 추락에 대한 걱정이 겹친다. 외국 경쟁사들은 그 틈을 노릴 것이다.

홍 권 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