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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기업은 국내 투자, 한국 기업은 해외 투자

[사설] 일본 기업은 국내 투자, 한국 기업은 해외 투자

Posted March. 30, 200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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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가와 유키코 일본 도쿄대 교수는 그제 한국에서 가진 강연에서 투자 활성화와 노동 부문의 개혁이 일본 경제의 회복을 이끌어 냈다며 한국은 이를 깨달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해외 투자에 나서는 한국 기업과 달리 일본 기업들은 국내 설비투자에 집중한다고 자랑했다. 일본 정부부문의 활발한 민영화도 민간 투자 영역을 넓혀 투자 확대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작은 정부가 민간 투자를 북돋우고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다.

반면 국내에선 정부규제가 1998년 6820건에서 현재 8028건으로 17.7% 늘었다. 공무원은 2002년보다 2만2000여 명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올해 공무원 인건비는 3년 전에 비해 3조6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갈수록 민간을 더 간섭하는 큰 정부다.

그런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그제 한국에서 큰 정부라고 얘기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정부 비대증()을 모른체했다. 그의 현실인식도 문제이거니와 정부가 민간부문에 대한 규제와 개입을 계속하겠다는 뜻 같아서 앞날이 더 걱정이다. 큰 정부를 지향하고 시장의 역할을 축소한 국가는 역사상 성공한 적이 없다는 세계적 경험을 뒤엎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규제 많은 큰 정부 아래서 기업의 국내 설비투자가 활발해지기는 어렵다. 2002년 8.4%이던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2003년 -1.4%, 2004년 1.4%, 2005년 3.4%, 올해 12월 1.2%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해외 직접투자는 2002년 36억 달러에서 2005년 64억 달러로 해마다 급증했다. 기업들이 국내에선 투자를 꺼리고 외국으로 나가니 국내에 좋은 일자리가 생길 리 없다.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적()신호를 켠 것도 이런 현실의 반영 같다. 그동안 내수와 투자 부진을 메워준 수출마저 어려워져 2월 경상수지가 7억6070만 달러의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1월에 비해 4.4% 감소했다. 비대한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계속 잡으면 장기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게이오대 교수도 최근 글로벌 경쟁시대에 한국기업이 잠시라도 주춤거리면 중국이나 인도기업이 곧바로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