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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받고 좋아하던 그 명훈이와

Posted March. 29, 200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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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7일 세종문화회관 비르투오조 콘서트

국내 음악계에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대모() 3명이 한 무대에서 뭉친다. 연세대 음대 학장인 이경숙(피아니스트) 교수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김남윤(바이올린), 정명화(첼로) 교수가 4월7일 오후 7시반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갖는 비르투오조(virtuoso) 콘서트.

세 사람은 정명화 씨의 막내 동생이자 서울시향 예술감독인 정명훈의 지휘로 이번 공연에 서 베토벤의 3중 협주곡을 협연한다. 어린 시절 정명훈에게 큰 영향을 끼친 누님들로서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 교수와 정 교수는 동갑이고 김 교수는 두 사람보다 다섯 살 아래 후배.

뉴욕에서 정명훈 씨에게 사탕을 줬더니 너무 좋아하더라고. 워낙 어릴 때라 기억할지 모르겠지만.(이경숙)

어릴 적에 내가 명훈 씨랑 같이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8주간 열리는 음악캠프도 갔고, 차이코프스키 콩쿠르(1974년) 나갈 때는 기도까지 해 줬는데 그걸 알라나 몰라. 하하 (김남윤)

그러나 누님들에게 지휘자로서의 정명훈은 편하면서도 부담스러운 존재다.

정명훈 씨는 피아노는 물론이구 누나들 영향을 받아 현악기, 관악기까지 모두 꿰차고 있어서 솔직히 연주자에겐 부담스럽지. 그러나 지휘자가 모든 것을 잘 아니까 연주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측면도 있어요. (김남윤)

베토벤 3중 협주곡은 정트리오가 해외에서도 여러 번 연주했고 도이치그라모폰에서 음반으로도 낸 곡이라 너무나 익숙해요. 명훈이가 지휘를 하면서 피아노를 치고, 경화가 바이올린, 내가 첼로를 하면 누구나 신기하게 쳐다보는 곡이었는데, 친한 사람들과 연주하니 색다른 앙상블이 기대됩니다.(정명화)

세 사람은 1960년대 뉴욕에서 함께 음악을 공부하던 시절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던 사이다. 1962년에는 줄리아드 음악원에 재학 중이던 정 교수의 집에서 커티스 음악원 진학을 준비 중이던 이 교수가 한 학기 동안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바이올린을 공부하던 경화도 그때 함께 살았는데, 경화가 화장실에서 매일 바이올린 연습을 하는 바람에 나는 화장실 쓰기도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김 교수는 정경화 씨와 함께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이반 갈라미안의 제자로 공부해 사이가 더욱 각별하다. 김 교수는 경화 언니 손재주는 유별났다. 머리도 잘 다듬고 음식도 잘했는데, 어느 날인가 날 눕혀놓고 눈썹 손질해준다며 족집게로 다 뽑아서 눈썹 주위가 벌개진 적도 있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1만10만 원. 02-3700-6300



전승훈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