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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의 목적지는 평안과 행복

Posted March. 28, 200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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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총리 후보자로서 첫 공식 모임을 하게 됐다. 통과해야 할 높은 산이 있는데 인사청문회다. 그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준비 모임을 출항한다.

27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 3층에 마련된 7평 남짓한 임시 사무실. 한명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총리실 간부들과 첫 공식 모임을 마련했다. 진한 자주색 블라우스에 상아색 투피스 정장 차림의 한 후보자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기자들에게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넸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총리실 간부들에게 이리로 앉으세요라며 내부 정리까지 했다.

이날 한 후보자의 표정과 옷차림은 시종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의 말은 여성이기 때문에 조직 장악력이 남성에 비해 떨어질 것이란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단호했다.

한 후보자는 조영택()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한 총리비서실 1급 이상 간부들에게 제가 선장이라면 여러분은 한 배를 탄 선원이다. 배는 선원이 움직이는데 여러분이 원만하게 노를 저을 수 있도록 조정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후보자는 선장은 언제나 목적지와 방향을 가리키는데 (저의) 목적지와 방향은 국민의 평안과 행복이다. 이 기준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총리 역할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리실 직원의 자세에 대해서도 내가(나 자신이) 총리라는 입장에서 치밀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한 후보자는 사진 촬영을 더 하게 해 달라는 사진기자들의 요청을 받자 그럼 악수하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 게 아니냐며 조 실장에게 악수를 청하는 연출을 하기도 했다.

또 악수가 끝나고도 사진 촬영이 계속되는 어색한 상황이 이어지자 한 후보자는 옆에 선 조 실장에게 어제(26일) 교회에 가서 제가 어떻게 이곳(총리)에 왔습니까라고 질문을 했고 기도도 했다 정치가 국민을 짜증스럽게 하는데 인사청문회는 기분 좋은 청문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즉석 멘트를 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무조정실 조정관급 간부들이 배석한 가운데 유종상() 기획차장과 박종구() 정책차장에게서 국정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그는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총리실 간부들에게서 업무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박민혁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