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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까이 온 러시아의 별

Posted March. 17, 200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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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한국총영사관이 설치된다. 2004년 9월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당시 두 나라 정상의 합의에 따라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에 이어 러시아에 3번째로 설치되는 공관이다.

유학생까지 합쳐도 우리 교민은 아직 700여 명에 지나지 않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과 방문객이 해마다 크게 늘고 한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외교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총영사관은 3000여 명의 고려인 동포들에 대한 지원도 담당한다.

최재근() 초대 총영사 내정자는 외교 절차를 서둘러 하루라도 빨리 현지에 부임하겠다고 말했다.

총영사관 설치는 역사적인 의미도 크다.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던 1900년 대한제국의 상주 공사관이 처음으로 설치됐기 때문이다. 당시 이범진() 공사가 일제의 국권 침탈에 항의해 1910년 이곳에서 자결했다. 이런 역사의 흔적이 아직 시내 곳곳에 남아 있다. 모스크바 역 앞의 옥탸브리스카야 호텔은 이 공사의 숙소였다. 외교적 인연이 100여 년 만에 되살아나는 셈이다.

다음 달 25일부터 인천공항과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공항을 주 2회 잇는 대한항공 직항편도 생긴다. 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오기 위해서는 모스크바를 경유해야 했으나 2004년부터 410월에 한시적으로 직항이 운행되고 있다. 이동수() 대한항공 모스크바 지점장은 직항편의 상시 운행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도시와 한국과의 인연은 그 밖에도 많다. 1897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 한국어 강좌가 설치됐고, 고려인 록가수인 빅토르 최도 이곳에서 활동했다. 1990년 8월 15일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28세의 나이에 요절한 그는 시내의 보코슬로스코야 공동묘지에 묻혀 있다.



김기현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