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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해져 닭살커플 같지요?

Posted March. 16, 2006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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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왕모-자경) 커플이 드디어 결혼한다.

어릴 적 버린 딸과 자신의 의붓아들을 결혼시킨다는 파격적인 설정에 표절 시비까지 일어 방영 내내 논란을 몰고 다닌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극본 임성한연출 이영희)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18일 방영분에서 영선(한혜숙)의 친딸 자경(윤정희)과 의붓아들 왕모(이태곤)가 결혼하는 것. 시어머니와 며느리인 영선과 자경이 친 모녀 사이라는 비밀이 곧 밝혀질 예정이어서 시청자들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12일 시청률은 방영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인 34.6%(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했을 정도다.

이 드라마 성공은 임성한 작가 특유의 탄탄하고 세밀한 묘사와 독특한 상황 설정에 있다. 또 시청자들은 주인공 구왕모, 이자경의 절절한 사랑이 다소 자극적인 드라마 설정을 완화하고 감정을 몰입하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이라고 말한다.

하늘이시여가 드라마 데뷔작인 왕모 이태곤(29), 자경 윤정희(27)는 왕자 커플이란 유행어를 만들 정도로 진짜 연인 같은 연기를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극중 결혼을 앞둔 왕자 커플을 만나 수다를 떨어봤다. 두 사람은 오누이처럼 말을 놓고 지냈다.

왕자 커플의 속내

왕모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헌신하는 로맨티스트, 자경은 여린 듯하지만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현대판 청순가련형 여인이다. 각자가 본 상대의 성격은 어떨까?

이태곤=정희야. 너는 자경이랑은 성격이 많이 비슷해. 내성적인 것도 그렇고 처음에 친해지기 어려운 것도 그렇고. 둘 다 외유내강형이야. 자경이 너인지, 정희가 진짜 너인지 헷갈릴 정도라니까. 그런데 가끔 왕모가 자경이를 웃기는 연기를 할 때 니가 갑자기 깔깔대고 웃으면 그럴 땐 자경이가 아니구나 생각해.(웃음) 자경이는 아픔이 있어서 그런 웃음이 없거든.

윤정희=오빠는 스스로 터프하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아니야(웃음) 힘들 때 얘기 많이 들어주고 아프다고 하면 챙겨주고, 완전 왕모야. 가끔 진지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오빠 연기가 연기가 아닌 것처럼 여겨져서 남자로 보일 때도 있다니까(웃음). 그러다 촬영 도중 윙크하면서 장난치고 애드리브를 할 때는 태곤 오빠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이들은 캐릭터 자체가 본래 자신들의 성격과 비슷해 덕을 보고 있다고 했다. 이태곤은 박카스, GM대우 등 각종 CF를 섭렵한 광고모델 출신이며 윤정희는 KBS 장미의 전쟁 산장미팅 코너로 데뷔한 신인이다. 이들은 나란히 2005년 SBS연기대상에서 뉴스타상을 받았다.

왕자 커플의 변신

방영 초기에는 둘 다 서툰 연기로 적잖은 비판을 들었다. 그러나 후반부로 가며 연기가 늘었다는 칭찬이 많아졌다.

윤=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긴 했는데 . 노력도 많이 했지만 연기가 좋아졌다기 보다 서로의 호흡이 점점 잘 맞아서 그런 것 같아. 오빠하고 드라마 시작 전부터 자주 만나 한혜숙 선배님 집에 가서 연기 지도도 받은 거 생각나? 1년 넘게 맞춰보다 보니 오빠하고 연기하면 자연스럽게 반응이 나와. 마치 왕모, 자경이처럼. 그게 시청자들께도 보이나봐.

이=드라마 초기에 윤리적 문제 거론될 때 우리 걱정 많이 했던 거 기억나? 처음에는 서로 낯을 가려 자기 연기하기 급급했었지. 대사를 해도 딱딱하게만 받고. 이제는 연기 몰입이 안 되다가도 네 얼굴 보면 느낌이 확 살아나. 너무 친해지니까 스태프가 우리보고 닭살이라고 하잖아(웃음).

일부 시청자들은 왕자 커플을 실제 연인관계로 만들자는 커뮤니티까지 만들었을 정도다. 하지만 이태곤에게는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있다. 윤정희는 아직 남자친구가 없다고 했다.

왕자 커플들의 꿈

7일 결혼식 장면을 촬영한 왕모와 자경. 비록 극중이지만 첫날밤을 맞은 심경은 어떨까.

이=난 결혼식 장면은 처음 촬영이었는데 정말 자경이 너랑 결혼하는 마음이 들더라. 기분도 이상하고. 촬영 끝나고 우리 이제 부부네, 잘 살아보자고 했을 정도로 부부 같았어. 연기일 뿐인데도(웃음) 그러다 왕모가 첫날밤 아래 내의 만 입고 자경이 앞에서 애교 떠는 장면 촬영에서 네가 많이 웃으니 민망하더라.

윤=첫날밤 장면은 은근히 오빠도 즐기던데(웃음) 나는 그동안 왕모 오빠와 지내온 순간들이 회상되면서 눈물이 저절로 나올 정도였다니까 하지만 머리에 쓴 예식용 모자, 처음엔 예쁘고 좋았는데 너무 무거워 죽는 줄 알았어.

하늘이시여는 75부까지 연장 방송하기로 최종 결정된 상태. 왕모와 자경의 2세 잉태, 이리(강지섭)와 슬아(이수경)의 연애, 청하(조연우)와 문옥(이민아) 커플의 출산,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경과 왕모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돼 충격에 빠지는 내용이다.

이=자경한테는 왕모가 지켜 줄 테니 앞으로 다가올 시련 다 견딜 수 있다고 말할래. 정희 너한테는 우리 또 촬영으로 밤샐 날이 숱하게 남았지만 피곤해도 초심 잃지 말자고 하고 싶고.

윤=처음에는 자경이가 불행해서 나도 우울했는데 요즘은 자경이가 행복하니 나도 기분이 좋고 많이 웃고 다녀. 이 기분 끝까지 유지하자고(웃음).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