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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먹히는 입

Posted January. 16, 2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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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의 전형적인 구두() 개입이었다. 환율이 다시 올라갈 테니 괜히 환율하락 추세에 동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

하지만 박 총재의 발언 이후 원-달러 환율은 더 떨어졌다. 낮 12시 30분에는 970.3원까지 밀렸다.

외환딜러들은 박 총재의 발언보다 롯데쇼핑이 한국과 영국에서 동시 상장해 달러화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더 무게를 뒀다. 이날 환율은 결국 전날보다 10.6원 떨어진 달러당 974원으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통화당국의 입김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정부가 시장 참가자들의 신뢰를 잃다 보니 오히려 당국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본보가 최근 8개 시중은행 외환딜러 104명에게 재정경제부와 한은 등 외환당국자의 외환시장 관련 발언을 신뢰합니까라고 물어본 결과 72명(69.2%)이 아니요라고 답했다.

믿는다는 답변은 32명(30.8%)에 그쳐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이 실제론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환딜러들은 정부의 구두 개입은 의미가 없고 한은이 실제로 달러화를 사들여야, 그것도 대규모로 사들여야 외환당국의 의지를 믿는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에서는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부 장관의 말 한마디에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것과 비교해 볼 때 대조적이다.

한국의 딜러들이 외환당국을 불신하는 것은 과거 정부를 믿었다가 손해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외환시장 조절 비용이 커지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A은행 딜러는 정부의 신뢰도가 높으면 구두 개입과 함께 1억 달러만 사들여도 원-달러 환율을 5원 올릴 수 있는데 실제론 2억3억 달러를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영 김선우 nirvana1@donga.com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