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농민 사망사건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 온 허준영() 경찰청장이 29일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을 통해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
허 청장은 사표 제출 직후 A4용지 2장짜리 자료를 통해 연말까지 예산안 처리 등 급박한 정치 현안을 고려해 평소 국가경영에 동참하는 치안을 주장했던 저로서는 (대통령의) 통치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청장이 물러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외무고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찰에 입문한 허 청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치안비서관과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요직을 거친 뒤 올해 1월 2번째 임기제 청장에 취임했다. 첫 임기제 청장인 최기문() 전 청장은 임기를 2개월 남기고 퇴임했다.
사표 수리에 앞서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27일 기자회견에서 거취 문제는 본인의 판단에 맡긴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사표가 절차를 거쳐 오면 수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부속실을 통해 허 청장의 사표 제출 사실을 보고받았으나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후임 인선과 관련해 김 대변인은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욱 정원수 jyw11@donga.com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