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홈런킹 이승엽은 들떠 있었다

Posted January. 25, 2004 23:34,   

日本語

이승엽(28지바 롯데 마린스)은 약간 들떠 있었다.

소풍을 하루 앞둔 초등학생의 표정이랄까. 신나기도 하지만 비가 올까봐 가슴도 졸이는 그런 모습이었다.

25일 인천공항 일본행 출국장에서 그는 여태 대구를 떠난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외국생활을 하게 돼 설렌다며 설 연휴를 어른들과 함께 지내면서도 마음의 정리를 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짧게 자른 머리로 자신의 각오를 대변한 이승엽은 일본 내 대리인 김기주씨, 통역 이동훈씨와 함께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며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출국장엔 이승엽과 절친한 사이인 개그맨 김제동씨가 배웅을 나왔다. 아내 이송정씨는 이삿짐 정리 문제로 이날 함께 출국하지 않았다.

현재 몸상태는 어떤가.

예년보다 일찍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컨디션은 좋다. 일본에 가서도 빨리 적응해 나가겠다.

일본투수들을 분석한 결과는.

컨트롤이 뛰어나고 스트라이크보다는 볼로 유인하는 게 많다. 변화구가 좋고 낮은 볼도 잘 던지기 때문에 스윙을 약간 짧게 할 생각이다.

어떤 투수가 가장 뛰어난가.

역시 마쓰자카(세이부 라이온스)다. 전엔 내가 이겼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스피드와 컨트롤이 완벽해졌다. 어려운 승부가 될 것 같다.

롯데의 밸런타인 감독이 주전보장은 없다고 했는데.

프로는 실력이 없으면 도태된다. 한국에선 최고였지만 일본에선 아직 보여준 게 없다. 신인이란 마음가짐으로 주전을 따내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설연휴는 어떻게 보냈나.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어른들께 인사드렸다. 아버님이 세뱃돈으로 10만원 주시더라.

안경은 왜 꼈나.

지적으로 보이려고(웃음).

이제 당분간 한국에 오지 못할 텐데 일본으로 떠나는 각오는.

일본행이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앞선다.

이날 현지 언론의 큰 관심 속에 일본 도쿄에 입성한 이승엽은 26일부터 지바 롯데 마린스 스타디움에서 첫 훈련을 시작한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