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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금연' 성공확률높다

Posted July. 13, 200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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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이 시행되면서 더러워서, 성질나서 담배를 끊겠다는 골초가 적지 않다. 정부의 골초 괴롭히기가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사람들은 올 여름 휴가철이 적기다.

한국인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담배를 끊기가 쉽지 않다. 과로와 스트레스, 잦은 술자리 탓에 담배에 자연히 손에 가는데다 동료 흡연자들의 물귀신 심리 때문에 백전백패다.

그러나 휴가 시기에는 이런 유혹으로부터 자유롭고 가족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 성공 확률이 높다. 특히 3S 5D의 금연 전략 및 전술을 알고 시행하면 금연에 큰 도움이 된다.

네 자신을 알라=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알려져있지만 당시 아테네 신전에 새겨진 금언. 금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금연을 하려는 사람은 자기효력(Self-Efficacy)을 염두에 두고 자기인식(Self-Cognition)을 하고 전략(Strategy)에 따라 시행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

우선 금연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자기 효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이들 대부분은 금연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한두 차례 금연에 실패하면 자신감을 잃어버린 채 자기를 합리화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논리가 담배가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것. 그러나 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훨씬 많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담배가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킨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들은 또 담배를 끊으려다 겪는 스트레스와 비교할 때 차라리 담배를 피우는 것이 이득이라고 주장한다. 평생 담배를 피운 할아버지나 골초이면서도 장수했던 영국의 전 총리 윈스턴 처칠을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면 90% 이상이 폐암, 뇌중풍, 심장병 등에 희생된다. 따라서 궤변 같은 변명을 멈추고 나는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통해 자기 효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왜 담배를 못 끊는지 인식해야 한다.

보통은 의지가 약하면 담배를 못 끊는다고 여기지만 전문가들은 체력이 약해 금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즉 체력이 강하면 금단증세를 잘 견디지만 약하면 견디지 못하므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

매일 피로와 스트레스 등에 찌들어 사는 사람은 금연을 시작하면서 휴식 시간을 평소의 3배로 늘리고, 운동을 하며, 술자리는 절대 피해야 한다. 술과 담배의 중독이 서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자연히 흡연욕이 강해진다.

이런 점 때문에 여름휴가가 금연을 시작하기에 적기인 것.

체력이 원체 약하다든지 중독성이 심한 사람은 금연 약물, 니코틴 패치 등의 금연 보조제를 이용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의사의 처방을 받아 부프로피온 SR, 노르트리프틸린 등의 약을 복용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

특히 여성은 중독성이 높은데다 사회의 온갖 편견과 핍박을 무릅쓰고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기 의지보다는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금연 기간 중 5D를 지켜라=금연 기간 중 담배 생각이 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이때에는 코로 숨을 들이마신 뒤 참았다가 내쉬는 깊은 숨쉬기(Deep Breathing) 하루 8컵 이상 물 마시기(Drinking Water) 다른 일에 몰두하기(Doing Something else)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하기(Discussing) 100200까지 헤아리기(Delay) 등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이때 담배를 끊은 이유를 생각하면 유혹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의 건강보다는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며 금연 의지를 다지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휴가가 끝난 뒤에도 23개월은 유혹을 멀리하고 위의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특히 당분간은 매일 아침 함께 흡연실을 드나들던 흡연 친구를 의식적으로 멀리 해야 한다.

매일 금연하고 있는 자신을 칭찬하는 시간을 갖고, 좋은 향기와 음식을 느끼는 등 금연의 긍정적 효과를 음미하도록 한다.

(도움말=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 인제대 의대 가정의학과 김철환 교수)



이성주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