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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등돌리기 신호탄인가

Posted August. 14, 200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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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손정의(일본명 손마사요시) 소프트방크 사장과 함께 벤처 전문 증권시장 나스닥저팬을 출범시켰던 나스닥이 일본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14일 일본언론들이 전했다. 나스닥은 20일 관계자를 직접 일본에 보내 철수 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

이에 따라 지주회사격인 나스닥저팬은 청산되며 나스닥저팬은 저팬 뉴마켓으로 명칭을 바꾸고 증권거래를 유지하게 된다. 나스닥은 이미 46월 결산에서 나스닥저팬에 대한 출자금이나 대부금 등 24억엔 전액을 손실 처리하면서 관계를 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재 나스닥저팬에는 스타벅스, e트레이드, 모닝스타 등 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98개 회사가 상장돼 있다. 나스닥저팬의 일일 거래량은 2000년 개장 때에 비해 75%나 줄어든 상태다.

나스닥이 일본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은 나스닥 경영악화, 일본 정부의 과도한 규제, 새로운 거래체제 구축에 대한 일본 증권업계의 부정적 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나스닥지수는 2000년 3월 사상 최고치에 비해 74%나 폭락한 상태.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나스닥의 올 14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하락했다. 나스닥은 경영악화로 인해 일본 철수뿐만 아니라 범유럽 증시 네트워크인 이스닥과의 통합을 보류했으며 런던증권거래소,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인수 계획도 백지화했다. 주식 거래에 대한 일본 당국의 과도한 규제도 나스닥이 일본 철수를 결정하게 된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상법이 기업의 주식 발행 규모를 비유동성 자산 규모에 비례하도록 규제함에 따라 나스닥저팬에 주로 상장된 서비스 기업들은 주식을 대량으로 거래할 수 없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와 함께 나스닥은 나스닥저팬과 함께 미국, 유럽, 일본의 나스닥시장을 연결하는 24시간 거래시스템 도입을 추진해 왔으나 일본 증권업계가 도입해도 별 효과가 없다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등을 돌리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이에 앞서 미국계 메릴린치증권도 일본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올 초 전국 28개 점포를 8개 점포로 축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다시 개인부문을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3개 점포로 통합, 외국계 기업의 일본시장 등돌리기 경향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또 거품붕괴이후 도산기업이 잇따르면서 헐값에 매물로 나오는 기업이나 부동산이 많지만 해외기업이나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영이 정미경 yes202@donga.com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