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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C앞 칼더 , 고철과 함께 국내 반입

Posted February. 10, 200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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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사건으로 붕괴된 미국 세계무역센터의 잔해 철근이 재가공품 원료로 사용되기 위해 국내에 반입되면서 이 속에 뉴욕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유명조각작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미국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 조각품에 대한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름이 휘어진 추진장치(Bent Propeller)인 이 조각상은 무역센터 빌딩 앞 광장에 설치되어 있던 철제 조각품으로 세계적인 조각가인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이다.

무역센터가 붕괴될 당시 이 조각상 역시 반파돼 빌딩의 찌그러진 철골과 함께 고철로 한국으로 수출됐으나 미국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구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등 미국 언론사의 홈페이지에도 이 사실이 보도되고 있다.

조각상을 찾아라현대 기계문명을 상징하는 이 조각품은 세계무역센터 7번 건물(47층) 앞 광장에 1970년 설치됐던 작품으로 높이 7m 두께 1.5 크기였다. 쌍둥이빌딩의 붕괴여파로 건물 더미에 깔렸던 이 작품의 일부는 현지에서 수습돼 현재 뉴욕항만당국이 보관 중이다.

나머지는 건물 잔해물과 함께 한국과 인도로 팔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이 조각품을 만든 칼더의 손자와 뮤지컬 제작자인 빅토리아 리쿡(38여) 등을 중심으로 해외로 반출된 조각상 잔해 찾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해 미 대사관, 철강제조업체 등을 찾아다니고 있는 리쿡씨는 작품은 이미 파손됐지만 작품 잔해물을 모아 복원전시할 계획이라며 이는 잿더미에서 불사조가 살아 나오는 것과 같은 의미를 미국민에게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입 현장8일 오후 인천항 8부두 82번 선석에는 대부분이 무역센터 빌딩 잔해인 고철 4만6000여t을 싣고 도착한 화물선 티노스호(5만t급)가 정박해 있고 이 배에서 고철을 하역하기 위해 항만근로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고철의 수입업체는 동국제강으로 이를 전기로에 녹여 철근 앵글 등으로 재가공할 예정이다.

고철 수출업체인 미국 휴고뉴 한국지사 관계자는 고철덩이는 화물선에 선적하기 쉽게 부스러뜨리기 때문에 설사 조각상이 수입고철에 묻혀 있더라도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제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