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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목구멍 발언은 북한에서 흔한 거”

태영호 “목구멍 발언은 북한에서 흔한 거”

Posted November. 09, 2018 07:36,   

Updated November. 09, 201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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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사진)가 리선권의 ‘냉면 목구멍’ 발언에 대해 “북에서는 늘 하는 말이다. 북한에 공식 사죄를 받아내거나 리선권의 인사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8일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려 “북한에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가’라는 발언은 부모가 자식들에게, 상급이 하급에게 늘 하는 말이다. 이런 말을 듣고 불쾌해하거나 기분 나빠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했다. 이어 “(리선권 발언이) 사전에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은 아니라고 본다. 좋은 의도에서 웃자고 한 말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리선권의 냉면 막말이 논란이 된 것을 김정은도 다 알 것이다. 리선권도 자극을 받았을 것이며 앞으로 남북회담에서 주의할 것”이라며 “이제는 북남(남북) 화해의 견지에서 이 정도 수준에서 정리하고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통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앞서 9월 평양정상회담 기간 중 옥류관 오찬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대기업 총수들 앞에서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져 큰 논란이 됐다.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도 나왔다. 일각에선 평소 대북 강경 발언을 이어가던 태 전 공사가 “이 정도 수준에서 정리하자”고 나선 것은 다소 의외란 평도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핵심이 아닌 주변 문제들로 남북 간 논란이 커지는 것을 걱정한 게 아니겠냐”고 했다.

 하지만 태 전 공사의 설명과 달리 ‘목구멍’이란 말은 북에서도 저속한 용어라 자주 사용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한 탈북민 연구원은 “통상 ‘밥이 넘어가냐’고 하지, ‘목구멍으로 넘어가냐’는 표현은 잘 안 쓴다. 허물없는 친한 사이에 농담처럼이나 하는 말”이라고 했다. 또 다른 탈북민은 “북한 사람은 입이 걸어서 센 농담을 주고받지만, ‘목구멍’은 자신보다 한참 아랫사람에게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했다.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