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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안하는게 비정상?... 푸틴, 아베와 회담 2시간반 늦게와

지각 안하는게 비정상?... 푸틴, 아베와 회담 2시간반 늦게와

Posted September. 12, 2018 08:31,   

Updated September. 12, 20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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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리게 하는 자=우월한 자?”

 국제 외교 무대에서 ‘지각대장’으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도 지각했다. 회담은 예정보다 약 2시간 반 늦게 시작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시간 자체가 늦어지면서 이후 일정이 대폭 밀렸다. 아베 총리는 정시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으나 푸틴 대통령이 극동지역 지사 모임 출석 등 예정됐던 앞의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올해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는 예정보다 약 35분 늦었다. 당시 푸틴이 지각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러 더 늦게 출발하는 방법으로 대응해 결국 회담은 예정보다 70분 늦게 시작됐다.

 2016년 12월 방일 때는 3시간이나 늦게 일본에 도착했다. 그동안 아베 총리 부부는 야마구치(山口)의 료칸(旅館)에서 줄곧 푸틴을 기다려야 했다. 며칠 뒤 아키에(昭惠) 여사는 한 대학 강연에서 이 일을 언급하며 “지각을 하고도 일언반구 사과도 설명도 없었다. 일본과는 상식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푸틴 대통령이 가장 오래 기다리게 한 외국 정상은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 4시간 15분 지각했다. 6월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52분 기다리게 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15분)과 프란치스코 로마 교황(50분)을 기다리게 한 일도 있다.

 푸틴 대통령이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도적인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영국 가디언지는 “게임을 자신에게 더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술수”라고 진단했다.


서영아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