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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설적 그룹 ‘롤링스톤스’ 백업 싱어 리사 피셔 방한

영국 전설적 그룹 ‘롤링스톤스’ 백업 싱어 리사 피셔 방한

Posted March. 20, 2018 08:49,   

Updated March. 20, 201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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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전설적 그룹 ‘롤링스톤스’의 오랜 백업 싱어 리사 피셔(60)가 처음 한국을 찾는다.

 다음 달 1일 서울에서 공연하는 피셔는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백업 싱어로 노래하는 건 누에가 실을 토해 누군가를 옷으로 보듬어주는 것처럼 메인 보컬의 노래와 음악을 한 겹 감싸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노래로 서포트할 수 있는 이 작업을 너무 사랑합니다. 노래할 때라면 언제나 감사하죠.”

 피셔는 백업 가수계의 휘트니 휴스턴으로 불린다. 롤링스톤스의 명곡 ‘Gimme Shelter’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즈의 솔로 연주가 아니다. 피셔가 무대 앞쪽으로 뛰쳐나오며 보컬 믹 재거를 압도하는 폭발적인 애드리브 절창을 선보이는 순간이다. 피셔는 1989년 이래 스톤스의 모든 공연에 참여했다. 스팅, 티나 터너, 루서 밴드로스의 앨범 제작과 공연도 도왔다.

 보컬 천재로 불리는 그는 잠시 솔로 가수로도 활동했다. 1991년 낸 솔로 곡 ‘How Can I Ease the Pain’으로 그는 이듬해 그래미상도 받았다. “2집 제작도 기획했지만 당시 음반사의 합병 등 변수로 어그러졌어요. 오랜 시간을 흘려보내며 너무 상심했죠.” 피셔는 “좋아하는 노래를 포기할 수 없어 다시 백업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전성기는 55세에 찾아왔다. 무대 뒤 백업 가수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2013년)의 주연으로 출연하면서다. “영화로 인해 (이름이 알려져) 제 밴드(그랑 바통)를 가질 수 있게 됐고, 리드 싱어로서 순회공연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타의 뒤에 선 나날, 백업 가수로서의 삶은 쉽지 않았다. “티나 터너 투어 때였는데, 미국 뉴욕에서 백업 가수용 안무를 배우다 스텝이 너무 어려워 주저앉아 울어버렸어요.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요.” 피셔는 매번 새로운 장르와 노래에 도전할 수 있는 백업 가수만의 매력을 지금은 사랑한다고 했다.

 피셔에겐 다시 꿈도 생겼다. 솔로 2집을 내는 것.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종류의 음악이라도 좋아요. 저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그걸 함께 조합하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피셔는 내한 무대에서 스톤스의 ‘Gimme Shelter’ ‘Wild Horses’를 비롯해 자신의 곡들을 선보인다. 1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5만∼9만 원. 02-2005-0114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