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보이콧’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에 연루된 군인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중단하라”고 3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였던 자신에게 책임을 물으라고 했지만 정작 7월 10일 재구속된 이후 특검의 모든 수사와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일 송진호 변호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더 이상 군인들과 군에 대한 탄압을 멈추라”며 “모든 책임은 군통수권자였던 나에게 묻고, 군인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멈추고 기소된 군인들에 대해서는 공소 취소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계엄에 참여했던 군인과 그 가족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송 변호사는 “군인들을 내란 세력으로 몰고 있는 반국가세력에 울분을 참을 수 없다고 (윤 전 대통령이) 늘 말한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의 98자 분량 발언을 놓고 법조계 안팎에선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당시 윤 전 대통령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하자, 이에 대해 “상식적으로 조직, 공직 생활을 하는 사람이 이행하기 어려운 지시를 받았을 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야 한다”며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군인과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선 “특검 수사에 비판적인 보수 개신교계에 기대려는 심산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내가 검사만 27년을 했는데 합법이면 자발적으로 안 가겠느냐”며 “내가 누군데 내 몸에 손을 대느냐”고 소리치며 집행을 거부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